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주식시장은 활기를 되찾았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PAG 공동 창립자 크리스 그레이델 등은 홍콩 금융관리국(HKMA) 주최 금융 정상회담에서 장기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닛케이가 보도했다.
그레이델은 "경제 회복의 좋은 신호들이 보이지만, 그 회복은 여전히 취약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많은 투자자가 중국에 관해서는 방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베이징으로부터 지속적인 경제적 지원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의 솔로몬 역시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한 자본 배치와 외국인 직접 투자에 있어서 주로 관망하고 있다"고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UBS의 중국 글로벌 시장 책임자 토마스 팡은 "합리적인 장기 투자자들은 중국에서 입지를 재평가하는 데 시간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수익이 경기 부양책에 따라가고 그 효과가 지속 가능해야 장기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투자자들의 우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갈등,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이 장기 투자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일부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지만, 장기 투자자들을 본격적으로 유치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경제 개혁과 투자 환경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장기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지속하면서, 이는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 측면에서, 중국의 경기 부양책은 글로벌 원자재 수요를 증가시켜 일부 국가들에 혜택을 줄 수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칠레, 아르헨티나 같은 원자재 생산국들이 중국의 수요 증가로 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관망세로 인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양책이 부채 리스크 완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한국 경제로의 낙수효과가 크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iM증권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부양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수준"이라며 "투자 및 소비 수요가 강하게 자극되지 않을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과 중국 간 산업 구조가 보완적 관계에서 경쟁적 관계로 전환되어, 중국의 수요 회복이 한국의 대중국 수출 증대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의 경기 회복은 한국의 수출 '피크아웃' 우려를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화장품 등 중국 소비 회복 수혜 업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여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 강화, 그리고 중국 이외의 신흥시장 개척 등 다각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양국 간 경제 구조 변화에 따른 새로운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