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샤오미는 이달에 자사의 첫 전기차 모델인 SU7을 2만 대 이상 판매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빠른 속도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3월 말, 테슬라 모델3보다 약 4,000달러 저렴한 가격으로 SU7의 기본 버전을 출시하며 중국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SU7은 중국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차로 주목받았으며, 테슬라가 모델3의 가격을 약 2,000달러 인하하는 등 가격 경쟁을 촉발하기도 했다.
샤오미는 11월 말까지 SU7 차량 10만 대 공급 목표를 재확인하며, 빠른 생산량 증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샤오미는 10월까지 7만 5000 대 이상의 SU7을 공급하며 목표 달성에 순항 중이다.
이는 중국 경쟁사인 샤오펑이나 니오가 10만 대 생산에 약 6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속도다. 심지어 테슬라도 10만 대 생산에 12년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샤오미의 성장세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물론 샤오펑은 9월에 2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며 월간 신기록을 세웠고, 니오 역시 월 2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지리 자동차가 설립한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1년 반 만에 10만 대 이상을 생산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샤오미의 경우 스마트폰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여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CNBC에 따르면 스탠스베리 리서치(Stansberry Research)의 분석가 브라이언 티캉코는 "샤오미의 10월 2만 대 판매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샤오미의 전기차 매출 총이익률이 8월 기준 샤오펑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생산량 증가에 따라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샤오미는 SU7의 성공에 힘입어 고급 스포츠 버전인 SU7 울트라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2025년 3월 출시 예정인 SU7 울트라는 81만 4,900위안(약 1억 500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전 예약 10분 만에 3,600건 이상의 주문을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시티 분석가들은 SU7 울트라 출시와 독일 뉘르부르크링 경주 트랙에서의 성과가 샤오미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프리미엄 모델 판매량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샤오미는 SU7 울트라 프로토타입이 뉘르부르크링 트랙을 완주한 가장 빠른 4도어 세단이라고 주장하며, 고성능 전기차 기술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샤오미는 아직 중국 내수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해외 진출에는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BYD 등 기존 강자들과 경쟁하며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