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비즈니스는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의 최대 수혜자가 억만장자들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들의 보유자산 평가액은 대선 이튿날인 6일 사상 최대 규모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머스크, 돈방석에
가장 큰 수혜자는 세계 최고 부자로 트럼프 당선에 큰 공을 세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다.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 실리콘밸리 일부를 트럼프 지지로 돌려세운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 폭등에 힘입어 자산 평가액이 하루 만에 265억 달러(약 36조7000억 원) 불어났다.
6일 현재 머스크 자산 평가액은 모두 2900억 달러에 이른다.
민주당 성향 전국지 워싱턴포스트(WP) 사주로 트럼프 1기 집권 시절 미운 털이 박혔던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자산 평가액이 71억 달러 늘었다.
베이조스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려던 WP에 입장을 내지 말라고 지시해 내부 반발을 불렀지만 트럼프 승리로 그와 척지는 일은 피하게 됐다.
또 다른 트럼프 지지자인 오라클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 역시 트럼프 당선에 따른 오라클 주가 급등에 힘입어 자산 평가액이 6일 하루 55억 달러 증가했다.
민주당 지지 부자들도 큰 돈 챙겨
민주당 성향 억만장자들도 트럼프 덕을 크게 봤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MS CEO 출신인 스티브 발머,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자산 평가액이 늘었다.
심지어 대표적인 민주당 지지자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CEO 자산 역시 증가했다.
이들은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들을 지지해왔다.
10대 부자들 꽃길 걷나
이들 세계 10대 부자들은 6일 하루에만 자산 평가액이 640억 달러(약 88조7000억 원)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10배 부자 자산 평가액 증가분 640억 달러는 2012년 억만장자 지수 산정 이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비록 이들 부자 가운데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이들은 많지 않지만 트럼프 덕을 크게 볼 전망이다.
트럼프가 2017년에 만든 기업·부자 감세법을 연장하겠다고 약속한 터라 막대한 세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트럼프의 이같은 감세 정책으로 이들이 최대 주주로 있는 주요 기술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어서 주가 상승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아울러 규제 완화 전도사이자 자유 시장 주의자인 트럼프 당선으로 빅테크 업체들이 반독점 소송에서 벗어나 비교적 자유롭게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어서 성장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인수나 협력에 관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감시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런 통제가 느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AI 금융분석 업체인 에이전트스미스 최고운영책임자(COO) 마이클 블록은 백악관은 트럼프가, 의회는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미국 차기 행정부가 “기업 친화적이자 기업에 우호적인 세제를 가진 정권이 될 것이란 광범위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미디어 주가는 폭락
반면 트럼프는 자신에 비판적인 부자들의 자산 평가액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자신의 자산은 크게 불리지 못했다.
트럼프가 전체 지분의 약 58%를 보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기업 트럼프미디어 주가는 트럼프 당선 이튿날 기대한 만큼 오르지 못했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6일 트럼프미디어는 장중 35% 폭등하기도 했지만 이후 상승폭이 5% 후반대로 좁혀졌다.
7일에는 아예 주가가 폭락했다.
트럼프미디어는 8.26달러(22.97%) 폭락한 27.70달러로 추락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따라 오르내림을 반복하던 트럼프미디어는 막상 대선이 끝나자 투자자들의 투매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미디어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처럼 탄탄한 실적을 갖춘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트럼프 열렬 지지자들의 팬덤을 기초로 한 틈새시장 소셜미디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일시적으로 몰려들었던 단타 투자자들이 빠져나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분기 매출이 100만 달에도 못 미치는 취약한 펀더멘털을 가진 트럼프미디어를 장기 보유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판단으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트럼프미디어는 폭락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