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하고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가 공동판매하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의 약가가 준수해지면서 이에 따른 실적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큐보의 약가는 911원으로 결정됐다. P-CAB제제는 이미 HK이노엔과 대웅제약이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가장 먼저 출시한 HK이노엔의 '케이캡'은 각각 50㎎과 25㎎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가격은 1300원, 867원이다. 대웅제약은 후발주자로 '펙수클루'를 40㎎을 939원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자큐보는 세번째 주자이지만 준수한 약가를 받았다고 제약업계는 평가했다.
당초 제일약품은 자큐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는데 생각보다 빨리 출시됐다. 이는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90%인 911원을 제일약품이 수용하면서 급여 등재 시 거쳐야하는 건강보험공단의 약가협상이 생략된 결과로 풀이된다.
P-CAB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준수한 약가를 받은 것은 제일약품에게는 호재라는 평이 나온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CAB 제제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48%증가한 2176억원으로 집계됐다. 4년이라는 짧은 시간만에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가면 올해에는 3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에서 아직 제네릭(복제약)이 없고 자체 신약만 있는 상황이라면 준수한 판매량을 기대해볼 수 있다.
가장 빨리 출시될 수 있는 P-CAB의 제네릭으로는 일본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보신티'가 있다. 해당 제품은 이르면 오는 2028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 제네릭도 없고 약가도 업계 평가보다 높게 책정돼 제일약품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남아있다.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는 케이캡과 펙수클루의 자리와 프로톤 펌프 저해제(PPI)의 자리를 꿰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영업망이 필요하다.
제일약품은 영업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아에스티와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1896억원으로 목표판매 금액이라고 제일약품 관계자는 설명했다. 양사는 이번 코프로모션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약 19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잡은 것이다.
한편 제일약품은 자큐보의 라인업을 늘리기 위해 제형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자큐보를 구강붕해정제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강붕해정이란 입속에서 붕해되는 제품으로 알약 섭취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용이하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