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와 CNBC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투자은행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하면서 분기 순이익이 25% 증가한 181억5000만 달러(주당 6.12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은행은 특히 글로벌 신용카드사인 비자와의 주식 교환으로 인한 이익이 79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PS)은 4.26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4.19달러를 상회했다.
분기 매출도 20% 증가한 509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LSEG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 추정치인 498억7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은행이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를 포함해 잠재적인 미래 위험을 경계하고 있다”면서 “현재 주식과 채권 밸류에이션은 다소 긍정적인 경제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실적 불구...주가 하락
JP모건은 이날 미국 은행 역사상 최대 분기 이익 성적표를 공개했다. 투자은행 수수료에 더해 주식 거래 수익도 파생상품 실적 호조에 힘입어 21% 증가하며 준수한 실적을 견인했다.
은행의 자산으로 벌어들인 수익에서 부채에 대해 지급하는 이자 비용을 차감한 순이자이익(NII)도 227억 달러로 4% 증가했다.
다만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NII가 월가 예상치에는 소폭 못 미친 데다 비용이 예상보다 더 많이 증가하면서 JP모건 주가는 고개를 숙였다.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1.21% 내린 204.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은행은 또한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높은 대손 충당금을 적립했다. 충당금은 30억5000만 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27억8000만 달러를 초과했다.
컨설팅 회사 오피마스의 옥타비오 마렌지 최고경영자(CEO)는 "JP모건이 어려운 금리 환경을 매우 잘 헤쳐 나갔다"면서도 "메인 스트리트 은행업이 침체되기 시작했고, 신용 손실에 대한 충당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JP모건이 미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다이먼 JP모건 CEO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약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우리 앞에는 대규모 재정 적자, 인프라 수요, 무역 구조조정, 세계의 재군사화 등 여러 인플레이션 요인이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유지될 수 있다“면서 경계감을 표명했다.
웰스파고·씨티그룹도 ‘삐걱’
이날 실적을 발표한 웰스파고와 씨티그룹도 주가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은행주의 흐름이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다.
웰스파고는 2분기 EPS가 1.33달러로 전년 동기의 1.25달러 대비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은행 EPS는 컨센서스 전망치보다도 0.05달러 높았지만, 고금리 환경으로 NII가 9% 감소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금융 리서치 회사인 CFRA는 2024년과 2025년 웰스파고의 EPS 전망치를 낮추면서 12개월 목표 주가를 이날 70달러에서 68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웰스파고 주가는 5.97% 급락한 56.57달러에 마감됐다.
씨티그룹도 2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월가 전망치를 상회했지만, 주가는 고전했다. 은행의 주요 5개 사업 부분에서 모두 매출 증가를 기록했고 신용카드사 비자와의 주식 교환과 관련한 이익도 4억 달러에 달했다.
그렇지만 올해 비용 증가 우려 등에 씨티그룹 주가는 1.80% 내린 64.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씨티는 최근 몇 달 동안 일련의 규제 관련 처벌 등으로 올해 연간 비용 지출이 종전에 제시했던 535~538억 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씨티는 이달 초 데이터 품질관리 및 위험 통제와 관련한 문제로 은행 규제 당국에 약 1억3600만 달러의 벌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및 모건스탠리는 다음 주에 실적을 발표한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