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기술 경쟁 또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실리콘 기반 음극재가 고체 배터리를 제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선두 주자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5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충전 속도를 단축할 수 있는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실리콘 음극재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차세대 배터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컨설팅 회사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는 최근 보고서에서 실리콘 음극재가 배터리 성능 향상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와 배터리 업체들이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사이클 수명, 보관 수명, 비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벤카트 스리니바산 소장은 실리콘 음극재가 고체 배터리보다 상용화에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스리니바산 소장은 5년 전만 해도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의 수명이 약 1년에 불과했지만, 최근 데이터에서는 3~4년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반면 고체 배터리는 "아직 약속이 실현되지 않았다"며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실리콘 음극재 vs. 고체 배터리 장단점 비교
고체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는 토요타, 닛산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수년 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상용화 시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 중국 추격 위한 전략적 기회
컨설팅 회사 패스트마켓츠(Fastmarkets)의 게오르기 게오르기에프는 실리콘 음극재가 급속 충전 솔루션을 제공하며 차세대 배터리 음극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흑연 기반 음극재 시장에서 서방 국가들이 실리콘 음극재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만의 프롤로지움(ProLogium)은 지난달 파리 모터쇼에서 100%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를 공개하며 5분 만에 5%에서 60%까지 충전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것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관건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의 가장 큰 과제는 생산 비용 절감과 품질 확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실리콘 음극재는 주로 흑연 음극재에 첨가제 형태로 사용되고 있으며, 100% 실리콘 음극재가 대중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리콘 음극재 기술의 발전 속도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고려할 때,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실리콘 음극재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실리콘 음극재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과제와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전망
실리콘 음극재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 음극재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한 연구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실리콘 음극재를 활용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 음극재 관련 소재 및 장비 업체들의 성장이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실리콘 음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 경쟁에서 고체 배터리를 앞서나가며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주도할 잠재력이 높다. 하지만 상용화를 위한 과제 해결과 지속적인 기술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