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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프리미엄 SUV 차량,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다

미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8개 고급 SUV 차종 충돌테스트 결과 3종만 합격점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3-12-20 11:04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최근 주관한 국부 충돌 테스트에서 가장 나쁜 등급을 받은 캐딜락 XT6의 뒷좌석에 앉은 더미의 상체가 크게 꺾이고 있다. 사진=IIHS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최근 주관한 국부 충돌 테스트에서 가장 나쁜 등급을 받은 캐딜락 XT6의 뒷좌석에 앉은 더미의 상체가 크게 꺾이고 있다. 사진=IIHS
IIHS가 최근 내놓은 평가 결과 가운데 고급 SUV 차량과 관련한 내용이 이목을 끌고 있다.

고급 SUV 차량의 안전도가 일반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새로 시판되는 모든 자동차는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주관하는 충돌 테스트를 거쳐 안전 등급을 평가받아야 한다.
IIHS는 지난 195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매년 미국 시장에 출시된 차량의 충돌 안정 성능 및 충돌 예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를 발표하기 때문에 IIHS의 평가 결과는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소비자들 모두에게 중요하다.

IIHS에 앞서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충돌 테스트를 실시해 왔지만, IIHS의 평가 기준이 NHTSA에 비해 엄격하기 때문에 더 많은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IIHS가 지난 2003년부터 도입한 측면 충돌 테스트는 미국에서 출시되는 신차의 안전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IIHS가 자동차 관련 보험사들로부터 연구 자금을 지원 받는 것과 무관치 않다.

8개 중형 고급 SUV에 국부 충돌 테스트한 결과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자동차 전문매체 잘롭닉에 따르면 IIHS가 최근 발표한 충돌 테스트 결과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8가지 중형(준대형) 고급 SUV 차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부 충돌 테스트’ 결과다.

국부 충돌 테스트는 IIHS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시행한 것으로 시속 64km로 운전석 쪽 25% 영역에만 약 1.5m의 단단한 장벽에 부딪히게 해 주행 차량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잘롭닉은 “미국 소비자들 입장에서 준대형 프리미엄 SUV 차량은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뛰어난 것으로 간주돼 온 차종, 특히 가족이 함께 타기에 가장 안전한 차종으로 인식돼 왔다는 점에서 IIHS의 이번 평가 결과는 관심을 끌었다”고 전했다.

잘롭닉에 따르면 IIHS가 국부 충돌 테스트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테스트가 다른 점은 2열 좌석에도 더미를 앉혀, 즉 뒷좌석의 충돌 안전성까지 살핀 점이다.

테스트 결과 IIHS가 내린 결론은 테스트를 벌인 2024년형으로 출시된 8가지 고급 중형 SUV 차종 가운데 무려 5개가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3개 차종만 뒷좌석의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캐딜락 XT6 ‘최하 충돌 등급’ 받아


IIHS가 이번에 테스트한 차종은 △크라이슬러 계열의 링컨 에비에이터 △메르세데스-벤츠 GLE클래스 △볼보 XC60 △아큐라 MDX △BMW X3 △아우디 Q5 △렉서스 RX △GM 계열의 캐딜락 XT6 등이다.

그동안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패밀리카’로 불릴 정도로 가족 단위로 흔히 이용하는 차량이라는 점이 이들의 공통점이다.

IIHS는 “이 가운데 링컨 에비에이터, 메르세데스-벤츠 GLE클래스, 볼보 XC60만 우수 등급을 받았고, 나머지는 그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큐라 MDX와 BMW X3는 양호 등급을, 아우디 Q5와 렉서스 RX는 보통 등급을, 캐딜락 XT6은 불량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IIHS의 충돌 안전 평가 등급은 우수(good), 양호(acceptable), 보통(Marginal), 불량(Poor) 순으로 구분된다.

IIHS의 기준으로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등급에 속하는 차종이 3개에 그쳤다.

잘롭닉은 “뒷좌석의 안전성은 덩치가 작은 어린이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면서 “가장 나쁜 등급을 받은 캐딜락 XT6의 경우 뒷좌석에 있는 더미가 충돌의 여파로 안전벨트가 있음에도 지나치게 앞으로 몸이 꺾인 것으로 나타나 실제로 어린이가 이 차량의 2열에 앉을 경우 머리나 목이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고, 가슴에도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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