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 경제학자이자 전 재무장관인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는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착륙 시나리오’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미 언론 매체인인 벤징가가 보도했다.
‘연착륙’이란 연준이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는 동시에 경기 침체 상황도 피하는 것을 말한다. 즉, 물가 상승률을 목표 수준으로 낮추면서도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에, 서머스는 기본 인플레이션 지표 중 일부가 아직 연준의 목표인 2%를 훨씬 웃돌고 있어 연착륙 시나리오가 보장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고,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그가 강조한 문제 중에는 “신용 흐름 감소, 수익률 곡선 역전, 소비자 행동 측면, 신용 부담 증가 증거” 등이 있었다.
예들 들어,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대출 비용이 증가해 경제 주체들은 대출받기가 어려워져 소비와 투자를 위축되면서, 신용 흐름이 줄어 연착륙 시나리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단기금리보다 장기금리에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하게 되어, 수익률 곡선이 역전될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것도 경제 성장의 둔화를 초래할 수 있고, 소비활동 감소는 연착륙 시나리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머스는 "이런 문제들이 연착륙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면서 “연착륙으로 인플레이션이 4% 이상, 실업률이 4% 미만이 되어 경기 침체를 피할 수만 있다면 이는 미국에서 이전에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머스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전 지침과 투명성을 너무 강조함으로써 정책의 유연성을 제한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유발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서머스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히면, 금리 인상을 고집하게 되어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사전에 통화정책을 예측하면, 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치를 갖게 되는데, 사전 예측한 통화정책과 실제 시행하는 통화정책이 다를 경우, 시장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연준이 사전 지침과 투명성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설정하되, 금리 인상을 고집하지 말아야 하며, 시장에 기대치를 형성하지 말고, 경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머스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연준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100bp 이상 인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일반적으로 수요 측면에 의해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효과적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노동력 부족, 공급망 혼란 등과 같은 공급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어 금리 인상을 통해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함을 지적했다.
또한, 연준이 2022년 하반기부터 금리를 빠르게 인상해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고, 기업과 소비자들도 금리 인상 우려로 투자와 소비를 줄이고 있어, 금리 인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크게 경제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결국, 서머스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면서 경기 침체를 피하라면, 금리 조절을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시행하지 말고,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의 속도와 폭을 조절하는 신중한 통화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