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가 트럼프 지지로 선회한 배경에는 AI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컸다. 머스크를 비롯한 테크 기업 리더들의 움직임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맨해튼 프로젝트'로 명명된 트럼프의 AI 정책은 프롭테크 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미국 프롭테크 시장은 이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스타(CoStar), 질로우(Zillow) 등 주요 프롭테크 기업들은 AI 기반 부동산 가치 평가 모델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AI 규제로 주춤했던 신기술 도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상업용부동산 데이터 시장은 미국발 AI 혁신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다. 특히 프롭테크 기업들의 기술 도입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은 양날의 검이다. 고관세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상업용부동산 시장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프롭테크 기업의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미국 프롭테크 기업들은 대응 마련에 분주하다. 첫째, AI 기반 리스크 분석 고도화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가치 변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둘째, 데이터 수집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임차인 신용도, 산업별 트렌드 등 비정형 데이터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프롭테크 기업들도 도전을 준비해야 한다. 우선 데이터 품질 고도화가 시급하다. AI 규제 완화로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수 있는 만큼, 차별화된 데이터 경쟁력이 필수다.
기술 혁신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시장 특성에 맞는 AI 모델 개발이 중요하다. 임대차보호법, 재건축 규제 등 한국 특유의 제도적 특성을 반영한 분석 툴 개발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도 필요하다.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AI 기반 자산관리, 투자자문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을 위한 크로스보더 투자 플랫폼 구축도 고려할 만하다.
빅테크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와 프롭테크의 전문성이 결합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AI 기술력을 보유한 빅테크와의 전략적 제휴는 글로벌 경쟁에서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2기는 프롭테크 업계에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시기다. AI 규제 완화라는 기회 요인과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위기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다. 이 시기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가려면 기술력 강화와 함께 시장 변화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