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서 글로벌 투자 자금이 5주째 유출 중이다. 지난달 초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조치로 중국 증시에 유입됐던 자금이 트럼프의 재당선을 계기로 빠져나간 것이다.
지난 4주간 중국 증시의 자금 유출액만 169억 달러 규모다. 경제 회복에 대한 의구심과 미국의 대중국 관세 압박 전망에 투자자들이 앞다퉈 자금을 빼고 있다.
특히 중국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액은 한 주간 조 단위에 이르렀을 정도다.
9월부터 상승하던 MSCI 중국 지수도 10월 연고점을 기록한 이후 15.7%나 빠졌다. 부동산과 소비 침체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 부양책이 약발을 잃었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2기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 공포감도 자금 유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중국 주식에 대한 전망을 낮추는 추세다.
골드만삭스는 MSCI 중국 지수의 내년 말 목표치를 기존 84에서 75로 낮췄고, 모건스탠리도 중국 주식 보유 비중을 줄이고 있다.
인도에서도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이 4주 동안 이어졌다. 2년 2개월 만에 최장기간 유출 기록이다. 인도 루피화 가치도 사상 최저를 기록 중이다.
브라질의 주식 펀드도 8개월 만에 최대 유출 기록을 세웠고, 태국 주식 펀드도 2년 7개월 만에 유출 기록을 경신했다.
채권 투자자들도 신흥시장 국가에서 자금을 빼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신흥시장국 채권 펀드 유출액은 11억 달러다. 지난 한 달간 유출액이 70억 달러로 1년 만에 최대치다.
신흥시장국을 이탈한 자금의 종착지는 미국이다. 금리 인하 지연 기대와 달러화 강세가 신흥국 자산에 투자했던 자금을 끌어들인 요인이다.
9월 고용지표 호조와 4.5%를 넘어선 장기금리는 미국 경제의 호조를 대변하는 수치다. 지난 7일 이후 일주일간 미 증시로 유입된 자금은 557억 달러다. 2000년 이후 둘째로 많은 기록이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글로벌 자금의 블랙홀로 작용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