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을 해소하기 위해 웹브라우저 '크롬' 매각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오픈AI'가 인수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크롬이 실제 매물로 나올 경우 최대 28조 원에 달하는 가치를 지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매각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의 만딥 싱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크롬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30억 명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매각 시 가치가 최소 150억~200억 달러(약 20조 9000억~27조 9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크롬은 전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66.7%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구글 검색 엔진과 연동돼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것이 크롬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미 법무부는 크롬의 높은 점유율이 구글의 검색 시장 독점을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한다고 판단, 매각을 통한 시장 경쟁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아마존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지만, 아마존 역시 반독점 조사 대상에 올라 있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싱 애널리스트는 오픈AI와 같은 인공지능(AI) 업체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픈AI가 크롬을 인수할 경우, 챗GPT와 같은 소비자 대상 챗봇 서비스를 크롬과 연계하여 유통·광고 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크롬 매각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법원이 크롬 매각 명령을 내려야 한다. 지난 8월 워싱턴DC 연방법원은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을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처벌은 내년 8월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법원이 크롬 매각을 최종 결정하더라도 구글 측의 항소가 예상된다.
구글은 크롬 매각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구글은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다른 기업이 크롬을 소유하게 되면 무료 서비스를 유지할 인센티브가 없어 결국 유료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역시 CNBC 인터뷰에서 "크롬의 편익은 사용자들이 구글 제품을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온다"며 매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크롬 매각 논란은 단순히 웹브라우저 시장 경쟁 문제를 넘어, 거대 테크 기업의 독점적 지위와 그에 대한 규제 당국의 개입, 사용자 편의성과 무료 서비스 유지 문제 등 다양한 쟁점을 담고 있다. 크롬의 운명은 앞으로 법원의 판단과 구글의 대응, 그리고 잠재적 인수 후보들의 행보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이번 크롬 매각 논란은 디지털 시대의 공정경쟁과 소비자 편익 보호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법원의 결정과 구글의 대응, 그리고 잠재적 인수 후보들의 행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