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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4] '기대작 한가득' 게임 축제, 아쉬웠던 '깜짝 신작' 부재

넥슨 '카잔', 펄어비스 '붉은사막' 명불허전
넷마블, 크래프톤 등 국산 게임 대부분 '호평'
문체부 '세계 3대 게임쇼 도약' 전략은 '글쎄'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4-11-17 17:00

지스타 2024가 열린 부산 벡스코 광장 전경. 사진=지스타조직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지스타 2024가 열린 부산 벡스코 광장 전경. 사진=지스타조직위원회

국내 최대 게임 전시 행사인 지스타가 부산 벡스코에서 14일부터 17일까지 열렸다. 넥슨 코리아가 메인 스폰서를 맡은 가운데 넷마블과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유수의 게임사들이 세계 시장을 공략할 기대작들을 선보이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기대되는 양대산맥으로는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펄어비스 '붉은사막'이 꼽혔다. 두 게임 모두 한국 시장의 주류 장르인 온라인 게임을 탈피, 콘솔 플랫폼을 노리는 AAA급 게임이다. 8월 유럽 대형 행사 '게임스컴 2024'에서 서구권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실제 시연에서도 두 게임은 큰 호평을 받았다. 두 게임 모두 다수의 관람객이 몰려 예상 대기 시간이 2~3시간 단위로 길어졌다. 넥슨은 '카잔' 외에도 같은 던전 앤 파이터 IP 기반 차기작 '오버킬(가칭)'이나 앞선 9월 알파 테스트를 했던 '슈퍼바이브' 등도 인기를 끌었다.

지스타 2024에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비롯한 넥슨의 전시작들을 시연하기 위해 기다리는 방문객들.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지스타 2024에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비롯한 넥슨의 전시작들을 시연하기 위해 기다리는 방문객들. 사진=넥슨

원작 드라마부터 많은 팬층이 있는 넷마블의 게임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또한 고퀄리티 그래픽, 높은 원작 재현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브컬처 차기작 '몬길: 스타 다이브'는 게임은 물론 지난해에도 넷마블 부스를 찾았던 인기 버튜버 그룹 '이세계아이돌'이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깜짝 공개한 후 많은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았고 베타 테스트, 시연 등에 대한 요청이 이어졌던 '인조이'를 다시 한 번 시연해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았다. 함께 전시된 '딩컴 투게더'와 '하이파이 러시', '프로젝트 아크(가칭)' 등은 물론 야외 전시된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에도 게이머들의 열렬한 호응이 이어졌다.
이 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성과를 이을 기대작으로 꼽히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발할라 서바이벌', 고퀄리티 그래픽 MMORPG로 이목을 끈 하이브IM의 '아키텍트', '헌드레드 소울'로 유명한 박진석 개발자의 차기작인 웹젠 '드래곤 소드', 차세대 라그나로크를 노리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3'와 '프로젝트 어비스(가칭)', 하이퍼그리프의 오픈월드 어드벤처 '명일방주: 엔드필드'까지 각양각색의 게임들이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펄어비스 '붉은사막' 전시 부스에도 방문객들이 대거 몰렸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펄어비스 '붉은사막' 전시 부스에도 방문객들이 대거 몰렸다. 사진=연합뉴스

수많은 기대작으로 꽉 찬 지스타였으나 진정한 의미의 '신작'은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앞서 언급한 상당수 게임들은 개발 사실이 이전에 공개됐고 게임스컴 등 해외 게임 행사를 통해 이미 시연까지 이뤄졌던 경우도 적지 않았다.'기대 만큼', '기대 이상'의 신작들은 많았지만 '예상 밖'의 신작은 없었던 셈이다.

특히 해외 게임쇼에서 기대작들이 먼저 공개됐다는 점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올 6월 발표한 "지스타를 세계 3대 게임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향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지난해 지스타 현장을 찾았던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올해에는 현장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전야제 행사인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게이머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구설수를 낳았던 김규철 전임 게임물관리위원장이 문체부 장관 표창인 공로상을 수상해 '제 식구 감싸기' 논란까지 일었다.

김규철 전 게임물관리위원장이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사진=지스타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김규철 전 게임물관리위원장이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사진=지스타 공식 유튜브 채널

서브컬처 장르를 확실히 붙잡지 못했다는 점 또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해 지스타는 일찍부터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을 최초로 선보일 것을 예고했고 국내외 여러 게임사들이 애니메이션 풍 미소년·미소녀 캐릭터,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내세운 신작들을 대거 출품했다.

그러나 실제 서브컬처 페스티벌은 이러한 신작들을 모아놓은 전시 행사가 아닌, 전시관과는 꽤 거리가 있는 별도 공간에서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즐기는 '2차 창작 공간'으로 활용되는 데 그쳤다. 올해에도 인플루언서와 작가 등의 팬 미팅이 이뤄지는 부대 행사 위주여서 '서브컬처 신작만을 위한 특별 행사'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는 2022년 '붕괴: 스타레일'과 '젠레스 존 제로(ZZZ)'를 내놓은 호요버스, 지난해 '명조: 워더링 웨이브'를 전면에 내세운 쿠로게임즈 등 외산 대형 서브컬처 게임사들이 그 다음해에는 지스타가 아닌 12월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 메인 스폰서를 선택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한국 게임사 스마일게이트도 지스타가 아닌 AGF에서 차기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를 최초로 공개할 전망이다.

서브컬처 빅네임들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키디야' 부스가 자리 잡았다. 키디야는 이 자리에서 '아웃포스트 오메가'라는 신작을 전시했지만 게임보다는 아이브의 장원영과 더보이즈 등 셀러브리티들을 앞세워 이목을 끌었다. 글로벌 게임 행사의 첨병 역할을 맡기보다는 사우디의 '오일 머니'의 파워를 다시 보여주는 장이 됐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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