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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전쟁 새 국면, 삼성 vs KPN 2억8700만 달러 소송전... IT산업 지형도 바뀌나

2016년 라이선스 계약에서 2025년 연방법원 제소까지... 표준특허 가치평가 새 기준 되나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5-01-05 13:37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자 본사 건물 앞의 삼성전자 로고.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자 본사 건물 앞의 삼성전자 로고. 사진=로이터
글로벌 기술 기업 간 특허 분쟁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블룸버그 로우는 삼성전자가 미국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서 네덜란드 통신기업 KPN을 상대로 특허 비침해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사건번호: 1:2025cv00001).

이번 소송의 배경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전자는 KPN과 특허 포트폴리오 사용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22년 9월 KPN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2024년 2월 텍사스주 해리슨카운티 지방법원은 2억 8700만 달러의 배상을 명령했다.
소장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아메리카는 자사의 모바일 기기와 네트워크 장비가 KPN 보유의 3G, 4G, 5G 관련 8개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해당 특허들은 데이터 전송 오류 검출 기술, 네트워크 인프라 솔루션, 통신 보안 시스템 등을 포함한다.

법조계는 삼성의 이번 소송이 단순한 방어 전략을 넘어선다고 본다. 특히 연방법원 관할권 요청은 텍사스 주법원 판결 재검토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연방법원은 특허 분쟁에서 더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판단을 내린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핵심 쟁점은 통신 기술 분야 특허권 범위 설정이다. KPN이 주장하는 특허들은 현대 모바일 통신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로, 대부분이 표준필수특허(SEP) 성격을 띤다. SEP는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 5G 통신을 구현하는 데 꼭 필요한 특허를 의미한다.
특허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SEP의 가치 평가와 라이선스 협상 방식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SEP 관련 분쟁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업계 전반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번 소송은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된다. 승소 시 자체 기술력을 입증하고 특허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패소는 추가 로열티 부담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유사 소송으로 이어져 미국 시장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번 사건은 기술 혁신과 지적재산권 보호의 균형점을 찾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최종 판결은 혁신 촉진과 공정 경쟁이라는 가치의 조화를 제시할 전망이다. 아울러 특허 분쟁에서 연방법원의 역할도 새롭게 정립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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