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난해 베트남 수출액은 583억 달러이고, 수입액은 284억 달러다. 1년 전보다 각각 9.1%와 9.6%씩 증가했다. 베트남에서 299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셈이다.
미국에 이은 둘째 흑자국이다. 교역 규모 867억 달러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 규모다. 2022년에는 한국에 342억 달러 흑자를 안기며 미국을 제치고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부상한 적도 있다.
베트남에 대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은 반도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165억 달러다. 전년 대비 43.9% 상승한 사상 최대 기록이다. 여기에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몫이 절대적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전체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현지 최대 외국인투자 기업이기도 하다. 23억 달러 규모인 무선통신기기의 수출 비중도 큰 편이다.
베트남은 중국·유럽연합(EU)·멕시코에 이어 넷째 대미 수출국이다. 미국 시장 수출의존도는 30% 정도다. 베트남의 대미 흑자는 지난해 10월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트럼프 1기 정부 이후 중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베트남의 대미 수출 증가와 대중국 수입이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게 결정적인 증거다.
트럼프 2기 정책으로 중국 소유 기업이 생산한 제품에도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이유다.
베트남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 영향권에 있다. 미국이 베트남을 제재하면 한국 수출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암코르테크놀로지·하나마이크론 등 다국적 반도체 기업이 제재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세계 반도체 기업은 싼 인건비를 이용하기 위해 후공정 공장에 투자 중이다.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전략은 오리무중이다. 미국의 중국 제재로 반사이익을 기대 중인 베트남의 계산과는 다를 수 있다.
한국의 핵심 수출국이자 투자국인 베트남의 대응 상황도 주시해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