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중미 파나마 운하의 회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미국과 파나마 정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군이 파나마 운하를 불법적으로 운영 중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파나마 운하 문제를 애초에 꺼내든 것이 미국과 패권 경쟁 중인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상당했으나 중국군의 개입설까지 언급하고 나서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자가 중국군이 파나마 운하를 불법적으로 운영 중이라는 주장을 최근 하고 나섰으나 이는 사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가 지난달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나 파나마 운하는 미국으로부터 이양된 이후 여전히 파나마 정부가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을뿐 아니라 중국군이 이 운하에 주둔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NYT에 따르면 실제로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도 트럼프의 이같은 주장이 나온 뒤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정부 기관이 운영 중이며 중국군은 물론이고 중국 정부의 개입도 없다”고 반박했다.
NYT는 중국 정부도 파나마 운하는 영구 중립적인 수로이며 중국은 이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NYT는 “파나마 운하는 미국에서 이양된 이래 파나마 정부가 관리하고 있지만 중국계 기업들이 운하 양단에 위치한 주요 항만 운영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비근한 예로 “홍콩에 본사를 둔 다국적 대기업인 CK 허치슨 홀딩스의 자회사인 허치슨 포트 홀딩스가 파나마 운하 양단의 주요 항만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이 회사의 경우 홍콩 기업이지만 중국 정부가 최근 홍콩 보안법을 통해 홍콩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정부의 전략적 지시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소속의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위원회가 최근 개최한 청문회에서 “중국 정부가 파나마 운하에 진출한 자국 기업들의 항만 운영권을 통해 미국의 군사 및 상업적 화물 이동을 통제하거나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의 리스크 전문 컨설팅업체 스트래티지 리스크도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CK 허치슨과 중국 공산당 사이에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가 기업을 통해 파나마 운하의 항만 운영에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의 중국군 개입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중국의 글로벌 항만 네트워크 확장이 국제 안보와 경제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