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위기 속 중국의 지부티 투자 전략 빛나"

중국의 지부티 진출이 10년 만에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최근 홍해 위기로 인한 물류 대란 속에서도 지부티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부티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은 이곳에 유일한 해외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항만과 철도 등 주요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3년 양국 간 교역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35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이 건설한 자유무역 지대를 통해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등 인근 국가로의 재수출 무역이 활발하다.
대표적 성공 사례는 중국교통건설의 지부티 소금 사업이다. 2015년 미국 기업으로부터 인수한 이후 초기 어려움을 겪었으나, 8년 만인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판웨이둥 회장은 "300명의 현지 근로자 고용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상선이 23.5% 지분을 보유한 지부티항도 성과를 내고 있다. 도랄레 컨테이너 터미널은 올해 10개월 만에 100만 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했으며, 연말까지 120만 개 달성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인한 홍해 위기는 역설적으로 지부티항에 기회가 되고 있다. 아부바커 오마르 하디 항만청장은 "많은 선박들이 지부티에 정박해 화물을 임시 보관하면서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철도건설공사가 주도한 아디스아바바-지부티 철도도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에티오피아 대외무역의 90% 이상을 처리하는 이 철도는 올해 5월 지부티 측에 경영권이 이양됐다.

다만 홍해 위기로 인한 물류비용 상승과 에너지 수급 불안정성은 과제로 지적된다. 지부티는 203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후빈 주지부티 중국대사는 "중국의 기술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지부티 투자가 일대일로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군사·경제적 거점 확보와 함께 현지 발전에도 기여하는 "윈-윈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지부티 진출 성공 사례는 한국 경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전략적 요충지에 대한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이다. 중국이 홍해 물류 허브인 지부티에 일찍부터 진출해 군사기지와 항만, 철도 등 인프라를 구축한 것처럼, 한국도 미래 전략 거점에 대한 종합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인프라 투자와 현지화 전략의 조화가 주목할 만하다. 중국 기업들이 현지 고용 창출과 기술 이전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모델을 구축한 것은,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전략에도 참고가 된다.

더불어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도 기회를 포착하는 유연성이 중요하다. 홍해 위기 속에서도 물류 허브로서의 가치를 높인 지부티처럼, 한국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민간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그리고 현지와의 상생 전략이 조화를 이룰 때 해외 진출의 성공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특히 신흥국 시장 진출에서 이러한 종합적 접근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