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마카오의 카지노 중심 경제를 첨단산업 허브로 전환하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마카오 인접 헝친(橫琴) 지역의 개발이다.
23일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맨해튼 면적의 약 2배인 헝친은 2015년 특별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9년 광둥-홍콩-마카오를 잇는 '대만구' 계획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시진핑 주석은 마카오 반환 25주년을 맞아 이 지역을 직접 방문하며 개발 의지를 재확인했다.
데잔 쉬라 &어소시에이츠의 알베르토 베토레티 매니징 파트너는 "헝친의 경제적 영향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GDP가 373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마카오를 카지노 도시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춘 다변화된 경제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마카오의 도박 산업 의존도는 2009년 71%에서 작년 48%로 감소했다.
헝친 당국은 2029년까지 2만5000개의 마카오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6552개 기업이 진출했으며, 마카오 노동력의 12%인 4만 명을 고용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현재까지 마카오 출신 근로자는 5000명에 그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금융 부문 발전을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마카오를 중국과 포르투갈어권 국가 간 금융협력의 교두보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재정부도 지난 9월 50억 위안 규모의 국채를 마카오에서 발행했다.
그러나, 과제도 있다. 마카오혁신개발협회의 라오 켕 총 이사는 "산업 시너지와 인력 이동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여전하다"며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둥성개혁협회의 펑펑 회장은 "일국양제 체제 아래서 어느 쪽 시스템이 주도권을 잡을지가 관건"이라며 "기업들에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마카오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기술, 의료, 금융, 문화관광 등 새로운 산업생태계 구축이 필수"라며 "대만구 계획과의 시너지 효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