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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 AI 시대의 게임체인저로 부상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주목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2-22 08:08

IBM 연구원이 2020년 뉴욕주 요크타운 하이츠에 있는 IBM 퀀텀 랩(Quantum Lab)에서 양자 컴퓨터를 연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IBM 연구원이 2020년 뉴욕주 요크타운 하이츠에 있는 IBM 퀀텀 랩(Quantum Lab)에서 양자 컴퓨터를 연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양자컴퓨팅으로 확산되면서, AI에 이어 또 다른 첨단기술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자컴퓨팅이 실험실을 벗어나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AI와의 융합을 통해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특히 미국, 중국, EU 등 주요국들이 양자컴퓨팅을 미래 기술 패권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양자컴퓨팅의 상용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IBM은 이미 250개 이상의 기업에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웰스파고와 AI 생성모델 개발, 유럽 E.ON과 기후 리스크 관리 알고리즘 구현 등 실용적 성과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23년 약 5~9억 달러 규모의 양자컴퓨팅 시장이 2024년 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기술적 과제도 여전하다. 큐비트의 불안정성과 오류 발생, 확장성 한계는 극복해야 할 핵심 과제다. 구글은 신형 양자칩 '윌로우'로 이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으나, 상용화까지는 최소 3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은 IBM, 구글, 아이온큐(IonQ) 등이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은 2030년까지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EU도 '양자플래그십' 프로그램을 통해 10년간 10억 유로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시장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구글이 새 양자 칩 '윌로우'를 공개한 이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퀀텀컴퓨팅은 2024년 한 해 동안 1,558% 상승했으며, 리게티컴퓨팅은 3개월간 600% 이상 상승했다. 특히 퀀텀컴퓨팅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의 계약 체결로 하루 65%의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 30% 이상 급락세를 보이는 등 변동성이 커, 전문가들은 이 분야가 여전히 초기 단계임을 경고하고 있다.

산업별로는 금융, 제약, 에너지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스위스 테라퀀텀은 금융 리스크 관리에서 기존 대비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입증했으며, 신약개발과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혁신적 성과가 기대된다.

2025년 미국 정치 지형 변화는 양자컴퓨팅 생태계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변수다. 트럼프 재집권 시 '미국 우선주의' 기조 강화로 기술 보호주의가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이 제한되고, 핵심 부품과 기술의 수출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며 연방정부의 양자컴퓨팅 연구개발 예산이 대폭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5년간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 반도체 강국 이점을 살려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 시스템 개발을 위한 국책과제를 수주하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LG전자는 네덜란드 기업 큐앤코와 협력해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정부도 양자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개발 역량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향후 양자컴퓨팅은 AI와 함께 기술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융 리스크 분석, 신약 개발, 기후변화 예측 분야에서 획기적 성과가 기대된다. 다만 기술 발전 속도와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간 이견이 존재한다. 양자컴퓨팅이 가져올 변화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산업 구조와 국제 질서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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