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질주하는 듯 보였던 테슬라의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지난 2분기 기준 9000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해 미국 전기 픽업트럭계의 최강자로 통하는 포드 F-150 라이트닝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3분기에는 1만6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미국 전기 픽업트럭 시장의 약 50%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최근 사이버터럭에 탑재된 배터리 때문에 뜻밖의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배터리로 사이버트럭에 적용된 4680 배터리에서 흔치 않은 문제가 발견돼 배터리 팩을 교체하는 작업이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4680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2170 배터리에 비해 크기가 대폭 늘어난 결과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 향상돼 전기차 주행거리를 최대 20%까지 늘리고 가격은 60% 가까이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는데다 크기가 늘어난 만큼 기존 제품에 비해 셀을 적게 쓰는데다 내부 공간이 많아 배터리 내부에 가스나 열이 발생하더라도 열 폭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어 안전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배터리 셀의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화재의 위험성 또한 커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는 지적도 아울러 받아왔다.
21일(현지시각)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사이버트럭의 일부 배터리 팩에서 ‘셀 덴트(cell dent)' 문제가 발견돼 해당 배터리 팩을 회수한 뒤 교체해주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렉트렉은 “다만 이미 출고돼 고객에 인도된 사이버트럭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빠져나와 출고 대기 중인 일부 사이버트럭에서 이같은 문제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센 덴트란 배터리 셀 내부 또는 외부에 물리적 압력이 가해져 배터리 셀 표면이 손상되거나 변형되는 문제를 말한다.
셀 덴트는 주로 배터리 셀에 물리적 압력이 가해지거나 제조 공정에서 발생한 결함으로 인해 셀 구조가 손상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에너지 밀도와 내구성을 높여 4680 셀이 개발됐으나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만큼 초기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이 없지 않았다.
셀 덴트가 발생하면 배터리 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며, 심할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과열이나 화재 위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화재 발생 위험이 전기차 배터리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리스크에 속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셀 자체가 변형되면 배터리의 전체적인 성능과 주행 거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 덴트 문제는 자동차 업계에서 매우 드문 현상으로, 특히 대규모 리콜로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이버트럭의 출고 및 배송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배터리 교체에 따른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같은 점을 의식한 듯 테슬라는 “초기에 생산돼 재고 상태로 있는 사이버트럭 일부에서 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문제가 확인된 배터리 팩을 무료로 교체해주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