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출시 8개월 만에 미국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판매 실적을 조사한 결과 사이버트럭 판매량이 리비안 R1T는 물론이고 가장 잘 팔리는 전기 픽업트럭이었던 포드 F-150 라이트닝까지 제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 美 2분기 전기 픽업트럭 판매량 1위…포드 F-150 라이트닝→사이버트럭
미국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 포드 F-150 라이트닝에서 사이버트럭으로 2분기 들어 처음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 판매량으로는 사이버트럭이 1만1558대로 1만5545대를 기록한 포드 F-150 라이트닝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런 추세라면 누적 판매량에서도 사이버트럭이 포드 F-150 라이트닝을 제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드 F-150 라이트닝 다음으로 가장 잘 팔렸던 리비안 R1T 역시 올 들어 현재까지 6570대 팔리는 데 그쳐 3위로 내려앉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리비안 R1T 판매량은 2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비안 R1T의 퇴조는 사이버트럭이 대약진한데다 리비안이 SUV 전기차인 R1S 판매에 주력하면서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 파격의 역설…켈리블루북 “매우 이례적 현상”
출시된 지 오래지 않은 사이버트럭이 미국 전기 픽업트럭을 사실상 제패한 배경에 대해 켈리블루북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숀 터커 켈리블루북 선임 편집자는 포브스와 한 인터뷰에서 “사이버트럭이 미국 전기 픽업트럭 시장의 선두 주자로 급부상한 것은 기존 픽업트럭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파격적인 디자인의 사이버트럭 자체에 대한 관심이 큰 소비자들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포드 F-150 라이트닝이나 리비안 R1T 같은 기존 전기 픽업트럭들과 사양이나 성능 등을 비교한 결과, 사이버트럭이 낫다고 판단해 사이버트럭을 구매한 것이라기보다는 사이버트럭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전기 픽업트럭 자체로 튀고자 하는 생각이 강한 소비자들이 사이버트럭을 주로 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결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파격적인 제품이란 점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얻는 데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얘기다.
◇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론도
사이버트럭이 출시 초기부터 돌풍을 일으키고는 있으나 현재 테슬라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력 차종인 모델3와 모델Y의 후속타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터커 켈리블루북 선임 편집자는 “작금의 돌풍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형태의 전기 픽업트럭을 선호하는 전기 픽업트럭 소비자들이 여전히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사이버트럭이 앞으로도 지속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자동차시장 분석업체 글로벌비히클포어캐스팅(GVB)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도 “소비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음에도 사이버트럭 입장에서는 아직은 출시 초기여서 사이버트럭의 수요가 계속 탄탄하게 유지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사이버트럭이 모델3나 모델Y에 버금가는 높은 판매 실적을 내는 제품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