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권 4000만 달러·마케팅 3500만 달러 투입... 다큐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
럭셔리 브랜드 넘보는 '흑백 미학'... 정치적 권위를 상업적 자산으로 치환
개봉 첫 주 흥행 수입 500만 달러 하회 전망... '화제성 대비 실속 부족' 지적도
럭셔리 브랜드 넘보는 '흑백 미학'... 정치적 권위를 상업적 자산으로 치환
개봉 첫 주 흥행 수입 500만 달러 하회 전망... '화제성 대비 실속 부족' 지적도
이미지 확대보기지난달 2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멜라니아 여사가 구축해 온 ‘명품 브랜드’ 정체성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려는 전략적 의도로 풀이된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36분(미 동부시간) 케네디 센터에서 정부 각료와 지지자들이 결집한 가운데 정교하게 기획한 ‘마가(MAGA)식 화려함’을 선보이며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장했다.
판권료만 580억 원... 아마존의 파격적 베팅과 배경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아마존이 지불한 거액의 판권료에 있다. 아마존은 지난달 초 이 영화의 라이선스를 4000만 달러(약 580억 원, 환율 1450원 기준)에 확보했다. 이는 다큐멘터리 장르 역사상 최고가로, 차순위 입찰자였던 디즈니가 제시한 1400만 달러(약 203억 원)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금액이다.
아마존 대변인은 "고객들이 이 영화를 사랑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라고 계약 이유를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멜라니아 여사가 이번 계약으로 2800만 달러(약 406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영화 제작에는 브렛 래트너 감독이 참여했다. 그는 촬영을 위해 마라라고 인근 해변 주택으로 거처를 옮기며 멜라니아 여사의 두 번째 취임 전 20일간의 여정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영화 홍보를 위해 타임스퀘어 광고와 라스베이거스 '스피어' 영상 송출 등에 추가로 3500만 달러(약 507억 원)를 투입하며 유례없는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
'흑백의 미학' 앞세워 샤넬급 브랜드 노리나
시사회장은 멜라니아 여사만의 독특한 ‘컬러 이론’이 지배했다. 레드카펫 대신 블랙카펫을 깔았고, 영화 포스터와 소품 모두 흑백 모노크롬으로 통일했다. 벡먼 고문은 이를 "엄격한 브랜드 지침에 따른 것"이라며 "멜라니아를 파리나 밀라노의 명품 브랜드와 같은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행사에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가 총출동했다. 이들은 일제히 멜라니아 여사의 품격과 진정성을 찬양하며 정치적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시사회 이면에서는 상업적 활동이 활발했다. 멜라니아 측은 샤넬 수준의 품질을 강조한 향수와 콤팩트 등 맞춤형 상품을 출시했으며, 영화관에서는 12.99달러(약 1만8800원)짜리 수집용 팝콘 통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행보를 ‘퍼스트레이디의 브랜드화’로 정의한다.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개인 자산을 불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려한 데뷔와 대조되는 냉혹한 시장 평가
막대한 투자와 화제성에도 시장의 초기 반응은 차갑다. 박스오피스 프로(Boxoffice Pro) 데이터에 따르면, ‘멜라니아’는 이번 주말 미국 내 1400개 상영관에서 약 200만~500만 달러(약 29억~72억 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이 쏟아부은 총 7500만 달러(약 1088억 원) 규모의 투자액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이번 영화 개봉을 기점으로 단순한 내조를 넘어 독립적인 ‘비즈니스 제국’ 건설에 속도를 낼 방침으로 알려졌다. 시장 전문가들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여사의 향후 행보는 크게 미디어 커머스, 럭셔리 굿즈 라인 확장, 그리고 독자적인 디지털 자산(NFT) 전략으로 요약된다.
마크 벡먼 고문은 지난달 29일 인터뷰에서 “여사는 이미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며 차기작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화 ‘멜라니아’의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큐멘터리 시리즈물 제작이나 라이프스타일 관련 콘텐츠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주부터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개장 벨 타종을 시작으로, 전 세계 30개국 극장 개봉에 맞춘 글로벌 미디어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며 ‘정치인’이 아닌 ‘제작자(Producer)’로서의 이미지를 굳힐 계획이다.
또한, 테네시주 내슈빌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열리는 ‘큐레이션 경험(Curated Experiences)’ 이벤트는 고가의 굿즈 판매 창구가 될 전망이다. 프리미엄 향수 및 화장품: 샤넬 등 유럽 명품 가문과 경쟁하겠다는 포부 아래, 블랙 병에 담긴 전용 향수와 고사양 콤팩트 라인을 출시한다.
이외에도 영화관에서 판매하는 12.99달러(약 1만8800원) 상당의 팝콘 통처럼,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로우엔드(Low-end) 상품부터 고가의 럭셔리 라인까지 촘촘한 제품군이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멜라니 여사는 본인의 수익금 일부를 ‘포스터링 더 퓨처(Fostering the Future)’ 장학 프로그램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는 상업적 활동에 따르는 비판을 상쇄하는 동시에, 본인의 이름을 딴 NFT(대체 불가능 토큰) 판매 등 디지털 자산 사업과 연계해 기부와 비즈니스를 결합한 형태의 운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멜라니아 여사가 영부인 시절 유지했던 '은둔의 이미지'를 '희소성 있는 명품 이미지'로 치환하는 데 성공했는지 주시하고 있다. 이번 시사회는 멜라니아 여사가 백악관의 안주인을 넘어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야심을 드러낸 자리였다. 영화의 상업적 성패와 별개로, 그는 이미 퍼스트레이디라는 지위를 가장 고가의 브랜드 상품으로 변모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