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밀어준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재집권한 것이 큰 호재로 작용한 결과 테슬라가 주가가 급상승을 거듭하면서 테슬라 시가총액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각) 1조5000억달러(약 2174조3000억원)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날 현재 테슬라 주가가 479.86달러(약 69만5557원)를 기록한 결과다. 테슬라의 1조5000억달러 돌파는 지난 2022년 4월 1조달러(약 1449조5000억원)를 처음으로 넘어선지 2년 6개월 만의 일이자 지난 2003년 창업 이래 최고 기록이다.
전기차 업계의 최강자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는 있으나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근년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60% 남짓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테슬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50% 선으로 내려앉았고 올들어 지난 2분기 현재 49.7%를 기록해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전세계 시장 점유율 역시 2022년 2분기 16%였던 것이 지난해 1분기 22%에 이어 올 1분기 20%로 하락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점유율과는 별개로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테슬라의 기업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맹위를 떨치고 있는 흐름이다.
21일 미국의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시가총액 분석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닷컴의 집계 자료를 토대로 지난 13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전세계 자동차 업계 시총 대비 테슬라의 시총은 무려 48.3%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면서 차기 미국 행정부의 실세로 급부상한 결과 테슬라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테슬라의 시총 자체가 신기록을 세운 것도 주목을 받지만 나머지 자동차 메이커들과 격차가 역대 최대로 넓어진 것도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테슬라에 이어 전세계 시총 2위를 기록한 업체는 판매량 기준으로 독일의 폭스바겐과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토요타자동차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테슬라와 격차는 매우 컸다.
테슬라에 비하면 고작 2300억달러(약 333조4000억원)를 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시총은 지난 2020년 7월 처음으로 일본의 토요타자동차를 제치고 자동차 업계 1위 자리에 올랐고 그 뒤부터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2위 업체와 격차가 이 정도로 넓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토요타 다음으로는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가 1070억달러(약 155조1000억원)로 3위 △비야디를 뒤쫓는 샤오미가 980억달러(약 142조500억원)로 4위 △이탈리아의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 페라리가 810억달러(약 117조4000억원)로 5위 △독일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가 630억달러(약 91조3000어원)로 6위 △역시 독일 고급차 메이커 포르쉐가 580억달러(약 84조700억원)로 7위 △미국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 GM이 580억달러(약 84조700억원)로 8위 △독일 고급차 업체 BMW가 510억달러(약 73조9000억원)로 9위, △폭스바겐이 480억달러(약 69조6000억원)로 10위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세계 최고의 자동차 강국으로 통하는 독일 자동차 브랜드의 시총을 모두 합해도 2200억달러(약 318조9000억원)에 불과해 테슬라와는 좁힐 수 없는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심지어 이들과 토요타의 시총을 합하더라도 테슬라에 비하면 여전히 초라한 규모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생산량이 여타 기업들에 비해 적음에도 시가총액에서는 도요타, 폭스바겐, GM 등 전통적 자동차 거인들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면서 “이는 시장이 단순한 차량 생산량보다 테슬라의 미래 성장 가능성과 기술 혁신에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