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막대한 전력을 원자력 발전에 점점 의지하고 있는 미국에 상당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 원전 산업이 원전 원료인 우라늄 공급을 적성국가인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 농축 우라늄 수출 면허 파기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끝내겠다고 다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승리한 뒤 조바심이 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휴전 협상에 나서기 전 유리한 위치에 있도록 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방어용으로만 쓰라고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000일째였던 지난 19일(현지시각) 에이태큼스를 동원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 날 이에 맞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기준을 완화하는 핵 독트린 개정안에 서명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또 다른 대응을 내놨다. 지난 14일 러시아 기업들이 농축 우라늄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수출 면허를 무효화한 것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이번 조처로 전 세계 농축 우라늄 공급의 40%가 막혀버렸다.
수출 면허를 언제 다시 발급할지, 재발급하기는 할 것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우라늄 공급 중단
러시아의 농축 우라늄 공급이 중단된다고 해서 당장 미국의 94개 원자로가 가동 중단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비축분이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원전 가동, 또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 인근에 설치가 쉬운 소규모 원전인 SMR(소형 모듈러 원자로) 개발과 확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시티 애널리스트 아카디 게보르키얀은 최근 분석노트에서 특정 러시아 농축 우라늄이 없으면 미국의 SMR 보급 계획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자체 우라늄 공급망 확대가 여의치 않으면 미 원전 가동, SMR 보급이 벽에 막히게 된다.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우라늄 농축 공급 업체 센트러스는 18일 러시아 우라늄 업체 테넥스로부터 러시아 정부가 미 수출 면허를 정지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원전에 먹구름
우라늄은 비교적 풍부한 광물이지만 농축 우라늄을 공급하는 곳이 적다는 것이 문제다.
농축 우라늄을 만들려면 산화 우라늄을 가스로 만드는 기화 작용을 거쳐 원심분리기 등을 이용해 유용한 우라늄 비율을 높여야 한다.
미국은 이를 거의 외주로 돌렸다.
미국이 자체적으로 농축 우라늄을 만들 설비가 이제는 거의 없어 주로 유럽과 러시아에서 농축 우라늄을 수입한다.
스프롯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 존 시암파글리아에 따르면 농축 우라늄 가격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약 300% 폭등했다.
시암파글리아는 이때문에 일부 발전 업체들은 높은 위험에 직면해 있다면서 세계 최대 우라늄 소비국이 원료를 대부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역설이라고 비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