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최신 통계에 따르면, 9월 기준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액이 8조6729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월 대비 1695억 달러나 증가한 수준으로, 5개월 연속 상승세라고 18일(현지 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특히 이 강세는 최대 보유국인 일본과 중국의 보유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국, 캐나다, 프랑스, 인도 등 다양한 국가들이 미 국채 매입을 확대하면서 양대 보유국의 축소 기조를 상쇄한 것이다. 이는 미 국채 시장의 투자자 기반이 더욱 다변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아시아 3국의 보유 패턴은 뚜렷한 차별화를 보였다. 일본의 경우 2023년 9월 1조1679억 달러에서 2024년 9월 1조1233억 달러로 446억 달러가 감소했다.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과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2023년 9월 7675억 달러에서 2024년 9월 7720억 달러로 45억 달러 소폭 증가했으나, 과거 최고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미·중 갈등 심화와 중국의 의도적인 탈달러화 전략이 지속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반면 한국은 급격한 보유액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9월 6046억 달러에서 2024년 9월 7647억 달러로 1년 새 1601억 달러가 증가했다. 이는 약 26.5%의 증가율로,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글로벌 금리 상승 국면에서 수익성 제고와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추구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견조한 해외 수요는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제기되는 시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자녀 세액공제 확대와 각종 감세 정책은 미국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국채 매입 동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여전히 미국 경제와 달러 자산에 대한 강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 재무부가 발표하는 국제자본흐름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주요국의 보유액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미 국채가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미국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확대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추가 국채 발행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다변화된 투자자 기반과 견조한 해외 수요가 이런 우려를 상쇄하고 있다.
이런 동향은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미 국채 시장의 안정성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가운데, 투자자 기반의 다변화는 시장의 건전성과 유동성 측면에서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