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9일(현지시각) 월가 주요 금융회사의 고위 관계자들에게 자본 시장을 개혁하고 외국인을 위한 금융시장 개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또한 홍콩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자격을 강화하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책 당국자들은 이날 '글로벌 금융 리더 투자 서밋(Global Financial Leaders' Investment Summit)'에서 이같이 밝혔다.
주허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부총재 겸 국가외환관리국 국장은 "중국에 오는 외국 투자자와 비즈니스 리더를 위해 포용적이고 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 발전의 성공을 함께하기 위해 중국 본토에 온 외국인 투자자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증감위) 우칭 위원장은 "중국이 투자 장벽을 철폐하고 지원 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자본 시장 개혁을 심도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중국의 더 많은 우량 기업이 홍콩에 상장하고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 허브로서 홍콩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주최한 이번 회의에는 씨티그룹을 비롯해 골드만삭스 및 모건스탠리 등 월가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홍콩의 위상은 중국이 2020년 전면적인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타격을 입었다.
서방 주요국들은 홍콩의 자치권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중국 당국은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질서 회복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날 홍콩 고등법원은 전직 야당 의원과 민주화 운동가 등 45명에게 정권 전복 혐의로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런 가운데 허 부총리는 중국의 최근 경기부양책이 점차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홍콩 시장에 혜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에서 중국 금융기관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중국 당국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국채의 정기 발행 메커니즘을 개선하고, 홍콩에서 국채 발행을 꾸준히 늘리며, 홍콩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딜로직(Dealogic)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홍콩에서 91억 달러 상당의 상장이 이뤄졌다. 이는 지난해 58억8000만 달러 대비 대폭 증가한 수치다.
그렇지만 서방과 중국 금융회사들은 지난 2년 동안 홍콩에서 수백 개의 투자은행 일자리를 축소했다. 일부 국제 로펌은 중화권 지역에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와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내년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업 인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