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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美 뒷마당 페루에 35억 달러 항구 개항...미·중 경쟁 '격화'

일대일로 거점항 개항, 남미 '물류 중심' 노리는 중국...미국 '견제' 본격화
'아시아-남미 잇는 해상 무역 허브'...중국, '일대일로' 거점 확보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1-18 08:03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차 페루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현지시각) 디나 불루테아르 페루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차 페루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현지시각) 디나 불루테아르 페루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페루에 35억 달러를 투자해 건설한 거대 항구가 개항하면서 미국과 중국간 패권 경쟁이 남미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이 항구를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 남미 지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반면, 미국은 자국의 '뒷마당'으로 여기는 남미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며 견제에 나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페루 수도 리마에서 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찬카이에 건설된 거대 항구의 개항식을 개최했다. 이 항구는 중국 해운 그룹 코스코(COSCO)와 페루 광산 회사 볼칸(Volcan)의 합작 프로젝트로, 중국이 35억 달러를 투자해 건설했다.

중국은 이 항구를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 아시아와 남미를 잇는 해상 무역 허브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시 주석은 "이 항구는 새로운 시대에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를 잇는 새로운 육로-해상 회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루는 이 항구를 통해 물류 허브로 도약하고 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이 항구는 페루를 세계적인 물류 센터로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의 남미 지역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며 견제에 나섰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이 항구가 중국의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중국 정보기관의 활동 거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로라 리처드슨 전 미국 남부 사령관은 "이 항구는 중국이 남미 지역의 자원을 쉽게 확보하고,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과 미국 사이의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남미 국가들은 '경제적 이익'과 '안보 위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페루는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쪽을 선택했지만, 다른 남미 국가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펼치며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찬카이 항이 개항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항구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으로, 중남미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찬카이 항구는 남미 최대 규모의 심해 항구로, 아시아와 남미를 잇는 해상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 상품의 중남미 시장 진출을 촉진하고,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주요 수출 품목이 겹치는 경우 경쟁 격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기업들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 강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통해 중국과 벌이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반면, '일대일로' 프로젝트 확장은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건설, 물류,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중남미 시장 진출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기업들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를 지원하고, 중남미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해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도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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