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월가가 인수합병(M&A) 시장의 활황을 예고하고 있다.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 기대감 속에 투자 은행들은 벌써부터 유망한 M&A 매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월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M&A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반독점 정책으로 M&A 시장은 침체기를 겪어왔다. 하지만 트럼프 집권으로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가 예상되면서 M&A 시장에 활력이 돌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M&A 시장은 이미 깨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올해 M&A 발표 건수는 지난해보다 25% 증가했다. 특히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M&A 시장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고, 기업 가치 평가에 대한 합의도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들이 M&A 시장의 주요 타겟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CNBC에 따르면 울프 리서치( Wolfe Research)는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중소기업으로 엘프 뷰티(ELF Beauty)와 힘스앤허스(Hims & Hers)를 꼽았다. 엘프 뷰티는 지난해 화장품 브랜드 '나투리움(Naturium)'을 3억 5500만 달러에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힘스앤허스는 온라인 의료 서비스 플랫폼으로, 아마존이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지만, 오히려 M&A 매물로 부상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일렉트로닉 아츠(EA)와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등 대기업들도 M&A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A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후 꾸준히 M&A 대상으로 거론되어 왔다.
금융권에서도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에드 밀스 정책 분석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M&A가 급감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 속에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캐피탈 원과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는 트럼프 당선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M&A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가 M&A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향후 M&A 시장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