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이 실현되면서 금융시장은 새로운 변화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월가는 트럼프의 승리가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 등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금융, 에너지 등 전통산업과 소형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성장주 중심의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 전통산업과 가치주 부활 신호탄
우선 규제완화 정책의 최대 수혜업종으로 금융산업이 꼽힌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대형 은행의 주가가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은행권에 대한 자산 한도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중소형 은행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에너지 산업 역시 주목할 만한 혜택이 예상되는 업종이다. 트럼프는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정책을 강조해왔으며, 이는 전통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산업재, 소재 등 전통 제조업종도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이 실현되면, 건설, 철강 등 관련 업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 인플레이션과 무역 갈등 리스크 도사려
그러나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동시에 상당한 리스크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인플레이션 압력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트럼프의 정책이 물가상승률을 최대 6%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중국 관세 강화를 비롯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수입 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이민 정책 강화가 노동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 압력도 부담이다. 이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5%를 향해 상승 중이며, 이는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 또한, 감세 정책으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는 장기적으로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특히 한국의 금융시장은 미국 시장의 산업별 수혜 구도를 상당 부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에너지, 산업재 등 전통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원화 환율의 변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 양국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고려할 때 극단적인 통상압력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트럼프의 재선은 금융시장에 양면의 칼이 될 전망이다. 규제 완화와 감세 정책으로 전통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책 변화가 가져올 기회와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하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은 미중 갈등 심화 가능성에 대비하면서도, 미국의 경기부양 정책이 가져올 기회 요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