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키옥시아(Kioxia)가 12월 기업공개(IPO)를 위해 재도전에 나선다. 지난 10월 IPO 계획을 철회한 지 두 달 만이다. 이번에는 기업가치를 대폭 낮춰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이르면 이날 IPO를 위한 등록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키옥시아는 지난 10월 상장을 추진했으나,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제시한 1조 5000억 엔(약 13조 6000억 원)의 기업가치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IPO를 철회한 바 있다.
당시 투자자들은 키옥시아의 실적 부진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업가치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라고 요구했다. 키옥시아는 이러한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업가치를 재평가하고 IPO를 재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옥시아는 이번 IPO에서 도쿄증권거래소의 새로운 규정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정은 상장 승인 전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키옥시아는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IPO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키옥시아는 11월 말 도쿄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승인 시 주식의 지표 가격이 공개될 예정이다. 새로운 규정에 따라 IPO 일정은 서류 제출 시점에 유연하게 조정될 수 있다.
키옥시아는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용 칩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생산 능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와 가격 회복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IPO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키옥시아는 6년 전 회계 부정 스캔들에 휩싸인 도시바에서 분사한 회사다.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당시 2조 엔에 키옥시아를 인수했다. 키옥시아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경쟁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