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와 '알티마'로 유명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닛산의 부도 위험이 커지고 있다.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용 위험 지표가 급등한 것이다.
닛산의 신용 위험 증가는 일본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닛산은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로, 닛산의 부도는 일본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닛산이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일 닛산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80bp(1bp=0.0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3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 부도 시 손실을 보전해주는 파생상품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닛산의 CDS 프리미엄 급등은 최근 발표된 암울한 실적 전망 때문이다. 닛산은 이번 회계연도 2분기(7~9월) 실적 발표에서 93억 엔(약 85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계연도 상반기(4∼9월) 닛산자동차는 매출은 1.3% 감소한 5조98420 엔(약 54조2013억 원), 영업이익은 90.2% 감소한 329억 엔(약 2980억 원), 최종 이익이 93.5% 감소한 192억 엔(약 1739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생산 능력을 20% 줄이고 9000 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한편, 미쓰비시 자동차 지분 34% 중 10%를 미쓰비시자동차에 매각하기로 했다.
닛산은 미국 시장의 판매 부진, 엔화 강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4483억 엔(약 4조 원)의 현금을 소진한 닛산은 자금 확보를 위해 미쓰비시 자동차 주식의 일부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다.
미즈호증권은 닛산에 대한 신용 전망을 '안정적'에서 '약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즈호증권의 이 같은 등급 조정은 닛산의 자동차 사업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닛산은 현재 무디스와 피치에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을 받고 있으며, S&P에서는 투기등급(BB+)을 받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