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단기적인 공급 차질 가능성과 중장기적인 원유 공급 질서 재편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면서 트레이더들은 시장이 다시 열리는 시점 이후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4일(이하 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사태 이후 원유 트레이더들은 이날 저녁 재개되는 선물 시장에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원유 선물 거래는 뉴욕시간 기준 일요일 오후 6시에 다시 시작된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글로벌 원유 생산 비중이 크지 않지만 확인된 원유 매장량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수준에 속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지금 당장의 공급 변화”보다는 “향후 어떤 정치·제재 질서가 형성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트레이더들의 판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트레이더들, 단기 혼란보다 ‘중기 시나리오’에 촉각
FT에 따르면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즉각적인 공급 구조 변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향후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글로벌 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개입이 장기화될 경우 제재 체계와 수출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아므리타 센 설립자는 “시장 참여자들은 중기적으로 더 많은 원유가 시장에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단기간 내 실제 물량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 단기 차질 가능성도 변수…“실제 공급 흐름은 여전히 불투명”
단기적으로는 물류와 운영 측면의 변수가 거론되고 있다. 해상 봉쇄와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산 중질유 수출에 필요한 혼합 원료 수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 생산·수출 흐름이 더욱 경직될 수 있다는 점이 트레이더들의 우려로 꼽힌다.
FT는 일부 트레이더들이 “지정학적 사건이 실제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반복돼 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사태 역시 시장이 신중하게 반응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단기적인 운영 차질이 누적될 경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 OPEC와 OPEC+, 당분간 관망 기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협의체 OPEC+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을 포함한 주요 산유국들은 정례 회의에서 기존의 증산 중단 기조를 최소 4월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FT는 OPEC+가 현재로서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시장 구조를 바꿀 수준의 변수”로 판단하지 않고 있으며, 실제 수급 변화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전략 수정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제 유가의 방향성을 즉각 결정하기보다는 트레이더들의 포지션 조정과 위험관리 전략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원유 시장의 흐름은 베네수엘라 정국 변화와 제재 정책 그리고 글로벌 수급 환경이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따라 점진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