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미국의 47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뉴욕 주식 시장이 6일 환호했다.
감세를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기업 실적이 증가해 주식 시장에 전반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선 승자가 예상을 깨고 선거일인 5일 조기에 확정됨에 따라 승자 확정이 지연되면서 초래됐을 시장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 역시 주식 시장에는 호재다.
트럼프 당선에 이어 공화당이 하원도 석권하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내년에 7000을 찍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S&P500, 7000 간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제이 햇필드는 6일 트럼프 당선으로 뉴욕 주식 시장이 강세 행진을 지속해 내년에는 S&P500 지수가 7000을 뚫을 것으로 기대했다.
앞으로 20% 넘게 더 뛴다는 것이다.
인프라캡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햇필드는 그 전제 조건으로 공화당이 하원을 석권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백악관과 상원을 접수했고, 아직 개표가 진행중인 하원도 이전보다 의석 수를 늘리며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햇필드는 공화당이 하원까지 장악하면 감세와 규제 완화라는 트럼프 공약 입법화가 걸림돌 없이 순항할 수 있다면서 주식 시장에 호재라고 강조했다.
주식 시장에 최선의 시나리오는 의회 권력이 양분돼 누가 대통령이 돼도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과감한 정책 변경이 어려워지는 것이라던 월스트리트의 대선 전 분석과 다르다.
은행
6일 주식 시장의 최고 승자는 은행들이었다.
웰스파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JP모건 체이스 등 대형 은행들이 폭등했다.
트럼프의 규제 완화가 은행들의 영업 제약을 풀어 은행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는 6일 분석노트에서 “트럼프의 승리로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연방 금융 규제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레이먼드 제임스는 오직 연방준비제도(연준)만이 금융 시장 규제 기관으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주
기술주들도 트럼프 승리로 혜택을 볼 전망이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성향인 기술업계에서 이번 대선에서는 이례적으로 트럼프 지원에 나선 이들이 많아진 덕에 규제 완화에 힘입어 성장세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실리콘밸리의 트럼프 지지 흐름을 주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페이팔과 팔란티어 투자자인 벤처캐피털리스트 피터 틸 등을 내세운 기술업계가 빅테크에 유리한 산업 환경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의 예리한 반독점 칼날이 공화당 행정부가 들어서면 무뎌질 전망이다.
자동차
자동차 업체들에도 서광이 비치고 있다.
테슬라는 트럼프 후광에 힘입어 유리한 전기차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는 미래 성장 동력인 전기차에서 테슬라와 경쟁이 어렵겠지만 주력인 내연 기관자동차 부문의 정책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역시 도움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배출가스 규제가 완화될 것이 거의 확실해 디트로이트 빅3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에너지
에너지 부문 전망은 엇갈린다.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에너지 업체들은 날개를 달게 됐다.
규제 완화, 세 부담 경감 등이 기대된다.
반면 청정에너지 부문은 고전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최대 수혜자였던 태양광을 비롯한 클린에너지 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더 이상 대규모 정책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트럼프는 IRA를 폐기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리는 솔라엣지, 인페이즈, 퍼스트솔라 등 태양광 업체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매
소매업종도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가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고, 특히 중국산에는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한 터라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 부진과 실적 악화를 각오해야 한다.
특히 중국산 제품 비중이 절대적인 달러 트리, 달러 제너럴, 파이브 빌로우 등 이른바 ‘달러숍’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