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형도에서 문화행사 하나가 지역을 알리고 세계적인 관광상품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오버하우젠 단편영화제, 하얼빈 빙설제, 삿포로 눈축제, 리우 카니발, 홀리 축제, 송크란 축제, 배스 프린지 페스티벌, 뉴올리언즈 재즈 페스티벌, 아비용 국제무용제,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 뮌헨 옥토버페스트 등은 성공한 축제가 되어 있다. 서울에 인접한 광명은 영화예술 문화도시로서의 발전, 숨은 영화인과 가능성의 영화 인재를 발굴하는 광명영화제(집행위원장 나기수)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문제는 과감한 지원과 간섭 배제이다.
광명영화인협회(회장 나기수) 주최하는 광명영화제가 주관하는 영화제가 출범 4년을 맞이한다. 올해 제4회 광명영화제는 11월30일(토) 오후 1시 30분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개막된다. 해가 갈수록 단편 영화제작자들 사이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영화제는 영화의 수준이 높아지고 제작 편수도 많아졌다. 규모와 역사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단편영화제 수상작이 중복출품 되는 일도 생겨났다. 광명영화제는 완성도 높은 영화에 대한 집중 시상이 아닌 지역 소재 영화에 가산점을 주고 가능성의 영화를 응원한다.
광명영화인협회는 단편영화 공모에 무려 265편이 응모, 10월 12(토)일부터 22일(금)까지 예심을 거친 33편을 선정, 10월 23일(토)부터 28일(목)까지 본심에서 20편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다양한 장르, 다양한 소재의 미래 가능성을 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작품들이 공정한 심사를 거쳐 수상작이 결정되었다. 수상작 가운데 대상 1편, 최우수상 2편, 우수상 2편, 장려상 15편이 감독들에게 주어진다. 아울러 남자 연기자 1명, 여자 연기자 1명에게 연기상이 주어졌다. 이 영화제는 모든 참여자가 즐기는 영화제가 되었다.
광명시영화인협회는 광명의 영화 ‘동굴의 기적’에 이어 ‘소하리 아이들 1968’을 개막작으로 준비했다. 가난했던 시절 소하리를 배경으로 어린이들이 겪었던 아름답고도 슬픈 유년의 추억과 가족 사랑을 주제로 한 동화 같은 영화이다. 올해의 영화제 축하 연기자 군단은 배우 김보연, 이동준, 개그우먼 김지선, 전원주 등 배우 백여 명이 영화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영화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훌륭한 영화인 발굴, 광명시 영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동안 광명시민들은 패션쇼와 가수들의 노래를 즐기고, 영화인들과 소통해왔다.
수상작 20편(가나다 순)은 다음과 같다. 「8월의 크리스마스」(감독 이가홍), 「가도」(감독 나아리), 「경철씨」(감독 서기원), 「나는 심장이 뛴다」(감독 고명안), 「로또카페」(감독 우광훈), 「멜로의 가치」(감독 이혜강), 「밥상」(감독 손준영), 「병태 순자 행복해」(감독 정태성), 「상명하복」(감독 강범철), 「성스러운 가족」(감독 양승우), 「솔의 눈」(감독 정성면), 「송사리」(감독 장기봉), 「심부름」(감독 이호택), 「아이작」(감독 조용민), 「왜그렇게 사셨어요」(감독 김종한), 「악처라도 괜찮아」(감독 박봉하), 「자장노래」(감독 설춘환), 「추화」(감독 정일국), 「화양」(감독 송경식), 「희망의 종소리」(한혜인)이다.
출품된 영화들은 비교적 과거와 관련된 작품들이 많았고, 가족 구성원에 얽힌 유년의 추억이 많이 존재했다. 사랑이 싹트는 방법에서 AI물에 관한 관심이 골고루 포진되어 있었다. 장르물에 대한 확장과 전초적 단계, 장애인 가족에 대한 헌신과 그 현실, 영화계 주변과 대학 동아리물, 일확천금을 노리는 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군대, 종교, 광고에 대한 상상력이 코믹하게 다가왔다. 제4회 광명영화제 페지 수집과 관련된 노인 문제, 현실적 이슈인 학부모 갑질에 이르기까지 장르와 소재가 풍부했다.
제4회 광명영화제는 일반 상업영화와 다양성 영화, 실험영화가 수용하지 못하는 제3지대의 영화들을 수용하는 소중한 영화제이다. 전성기의 영화감독이나 스타 군의 연기자가 활약하는 영화제가 아니다. 인생을 관조하고, 스타로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응원하는 영화제이다. 카메라 움직임에 신경 쓸 필요없이 부담 없이 담소하고 즐기는 영화제이다. 광명영화제가 앞으로도 집행위원들의 열정과 심사위원들의 공정한 심사 결과로 밝고 빛나는 영화제가 되길 기원한다. 성탄절을 앞두고 흰 눈을 기다리는 심정의 영화제가 되었으면 한다.
장석용(제19대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