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전망이 2개월 연속 하락하고 하락 폭도 크게 확대됐다. 정부의 전방위적 가계부채 옥죄기에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연말까지 부동산으로 시중자금이 더 흘러들어가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109로 전달(116)보다 7포인트 내렸다. 전월대비 9포인트가 하락했던 2023년 12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주택가격전망CSI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집값 전망을 뜻한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 3월엔 95로 기준선(100)을 하회했으나, 4월 101로 훌쩍 상승한 뒤 5월(101), 6월(108), 7월(115), 8월(118)을 거쳐 9월 119까지 오르면서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9월부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강화로 10월 116으로 낮아지며 9개월 만에 하락전환 했다. 이후 이달까지 2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주택가격전망CSI는 가계대출 관리 강화, 아파트 매매거래 감소 및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 등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이달 중 100.7를 기록해 전월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년 1월~2023년 12월)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금리수준전망CSI는 93로 집계돼 전월보다 5포인트 올랐다. 미국 시장금리 상승,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은행금리 상승 등의 영향이 작용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과 같았다.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7월(2.9%) 2%대 진입에 성공한 이후 8월(2.9%), 9월(2.8%), 10월(2.8%), 11월(2.8%)까지 5월 연속 2%대를 나타냈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역시 2.6%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3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대비 0.1%포인트 내린 2.6%로 집계됐다.
한은은 지난 10월부터 3년과 5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을 공표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7월부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의 조사 대상 기간을 확대한 결과,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기존 단기(향후 1년) 결과와 수준 및 흐름에 있어 차별성을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일시적인 물가 충격으로부터 정상상태로의 회복력이 유의미하게 나타면서 통계지표로서의 유용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