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약류를 대량 불법 유통한 사이버 마약사범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올해 4~11월 사이버 마약범죄 집중단속을 벌여 총 100명을 검거하고 이 중 24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이 검거한 100명 가운데 31명은 텔레그램과 위챗 등 SNS를 이용한 마약사범이었다. 이밖에도 가상자산 환전소를 통한 유통 사범 45명, 강남클럽 등 유통 사범 23명, 대마초 재배 및 투약 사범 1명 등이 붙잡혔다.
국적 별로 보면 내국인 69명, 중앙·동남아시아인 31명이었다.
이들 중 싱가포르 국적의 판매 총책 A(37)씨 등 일당 4명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강남과 이태원 일대에 거점을 마련한 뒤 마약류를 유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당은 텔레그램을 통해 젤리, 사탕, 전자담배 등으로 개량한 마약을 싱가포르 등에 약 980회 판매하면서 총 2억5000만여원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국내 마약유통조직과 소통하고자 한국계 싱가포르인 영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찰은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중앙아시아인에게 대마 농축액 해시시, 메페드론, 스파이스 등 신종 마약을 유통한 해외거점 일당 4명도 붙잡았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텔레그램을 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일당에게 압수한 해시시는 약 2kg 상당으로, 최근 3년간 단일 사건 중에선 가장 많은 압수량이라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SNS를 이용해 전 세계 어디든 거점을 마련하는 등 마약류 유통방식이 초국가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검거는 국정원, 싱가포르중앙마약청, 세관 등 유기적 협조체계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SNS상 마약류 유통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사이버 마약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수습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