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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젠 마리타이드, 위고비·마운자로 뛰어넘는 체중 감량 효과 보여

임상 2상 시험 결과 발표...주가는 프리마켓 거래서 7% 하락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4-11-26 21:58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스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암젠 사무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스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암젠 사무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제약회사 암젠이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 '마리타이드(MariTide)'가 임상 2상 시험에서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리타이드를 투여받은 비만 환자들은 1년 만에 평균 20%의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비만과 함께 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도 최대 17%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특히, 두 환자군 모두에서 52주 이후에도 체중 감량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마리타이드는 기존 비만 치료제와는 다른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진 약물이다. GLP-1이라는 장 호르몬의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펩타이드와 GIP 호르몬의 수용체를 차단하는 항체를 결합한 '펩타이드 항체 접합체'로, 식욕 억제와 에너지 소비 증가 효과를 동시에 나타낸다.

'위고비'·'마운자로' 넘어설까? … 체중 감량 효과 기대 이상


마리타이드의 체중 감량 효과는 시중에 출시된 다른 비만 치료제들과 비교해도 탁월한 수준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는 68주 동안 15%의 체중 감소를 보였고,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는 72주 동안 22% 이상의 체중 감소를 나타냈다. 마리타이드는 이들 약물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마리타이드는 주 1회 투여하는 위고비나 마운자로와 달리 월 1회 또는 그보다 더 긴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치료 지속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는 왜 하락했나? … 월가 기대치에는 '미달'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임상 결과에도 불구하고, 암젠의 주가는 발표 당일 프리마켓(정규 시장 개장 전 거래)에서 미국 동부시간 7시 41분 현재 6.97% 하락하고 있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가 분석가들은 마리타이드가 2상 시험에서 최소 20%에서 최대 25%의 체중 감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결과는 20%로, 기대치 하한선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암젠, "후기 임상시험 설계에 반영… 장기적인 효과 입증할 것"
암젠은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가 2년간 진행되는 임상 2상 시험의 첫 번째 부분에 대한 결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첫 번째 부분의 결과를 토대로 후기 임상시험 설계를 조정하고, 마리타이드의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암젠의 최고 과학 책임자 제이 브래드너는 "이미 후기 임상시험 계획 단계에 돌입했다"며 "마리타이드가 위고비나 마운자로보다 더 빠른 체중 감량, 더 나은 체중 유지, 더 적은 주사 횟수 등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500억 달러 규모 비만 치료제 시장… 암젠, '게임 체인저' 될까?


일부 분석가들은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30년대 초까지 연간 1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암젠은 마리타이드를 통해 이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마리타이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근에는 마리타이드의 잠재적 부작용으로 뼈 밀도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어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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