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마리타이드를 투여받은 비만 환자들은 1년 만에 평균 20%의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비만과 함께 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도 최대 17%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특히, 두 환자군 모두에서 52주 이후에도 체중 감량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마리타이드는 기존 비만 치료제와는 다른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진 약물이다. GLP-1이라는 장 호르몬의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펩타이드와 GIP 호르몬의 수용체를 차단하는 항체를 결합한 '펩타이드 항체 접합체'로, 식욕 억제와 에너지 소비 증가 효과를 동시에 나타낸다.
'위고비'·'마운자로' 넘어설까? … 체중 감량 효과 기대 이상
마리타이드의 체중 감량 효과는 시중에 출시된 다른 비만 치료제들과 비교해도 탁월한 수준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는 68주 동안 15%의 체중 감소를 보였고,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는 72주 동안 22% 이상의 체중 감소를 나타냈다. 마리타이드는 이들 약물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마리타이드는 주 1회 투여하는 위고비나 마운자로와 달리 월 1회 또는 그보다 더 긴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치료 지속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는 왜 하락했나? … 월가 기대치에는 '미달'
월가 분석가들은 마리타이드가 2상 시험에서 최소 20%에서 최대 25%의 체중 감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결과는 20%로, 기대치 하한선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암젠, "후기 임상시험 설계에 반영… 장기적인 효과 입증할 것"
암젠은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가 2년간 진행되는 임상 2상 시험의 첫 번째 부분에 대한 결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첫 번째 부분의 결과를 토대로 후기 임상시험 설계를 조정하고, 마리타이드의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암젠의 최고 과학 책임자 제이 브래드너는 "이미 후기 임상시험 계획 단계에 돌입했다"며 "마리타이드가 위고비나 마운자로보다 더 빠른 체중 감량, 더 나은 체중 유지, 더 적은 주사 횟수 등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500억 달러 규모 비만 치료제 시장… 암젠, '게임 체인저' 될까?
일부 분석가들은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30년대 초까지 연간 1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암젠은 마리타이드를 통해 이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마리타이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근에는 마리타이드의 잠재적 부작용으로 뼈 밀도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어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