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이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굳히고 있다. 주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은 이미 23조원을 넘어섰다.
알테오젠의 독자 플랫폼을 활용한 기술이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로부터 잇달아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알테오젠은 지난 15일 43만75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시가총액은 23조3270억원이다. 코스닥 시총 2위 에코프로비엠(12조1763억원)과 11조원 이상 격차를 벌렸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알테오젠의 시총은 17조3796억원으로 1위를 탈환했지만, 2차전지 소재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은 17조1837억원으로 그 격차는 2000억원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상황 변화로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른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으로 주가 추이가 크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지면서 기업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알테오젠의 주가 상승이 가장 눈에 띄는데, 이 같은 배경에는 지난 2019년 독자적인 하이브로자임(Hybrozyme)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ALT-B4)' 물질이 주효했다.
ALT-B4는 사람 피부층의 히알루론산을 가수분해해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 방식으로 약물전달 방식을 변경할 수 있어 5분 이내의 주사시간으로 환자 편의성을 증가시킨다.
더군다나 항체의약품을 피하주사로 투약할 수 있도록 하는 제형 변경 기술은 미국 할로자임과 알테오젠만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알테오젠이 개발한 ALT-B4는 열에 강하고 면역원성(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성질)이 낮아 약물의 안정성과 효능이 경쟁사인 할로자임의 ‘PH20'보다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2월 미국 MSD(머크)와 세계 1위 항암제 '키트루다'를 SC제형으로 전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2000만 달러(약 279억원)와 함께 제품 개발과 허가, 판매 실적에 따른 총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4억3200만 달러(약 6045억원)도 기대되고 있다.
이달에는 일본의 다이이찌산쿄와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인 ‘엔허투’를 SC제형으로 개발하는 독점적 라이선스 사용권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으로 2000만달러(약 279억원)의 계약금을 받게 됐으며, 총 마일스톤으로 2억8000만달러(약 3920억원)를 받게 된다.
특히 이번 엔허투의 피하주사 제형 개발이 주목되는 이유는 ADC 치료제는 히알루로니다제를 사용해 SC제형으로 개발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ALT-B4 기술을 이용해 엔허투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하면 ADC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한편 알테오젠 현 주가(11월 15 종가 43만7500원)는 주요 증권사가 책정한 목표주가를 대부분 넘어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알테오젠의 기술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부터는 알테오젠 기술이 탑재된 4개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모두 상업화한다"며 "4000억원 넘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13일 알테오젠 목표주가를 37만5000원에서 73만원으로 2배가량 상향 조정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테오젠에 대해 "이달 8일 글로벌 항체-약물접합체(ADC) 1등 기업 다이이찌산쿄와 엔허투 ADC를 전 세계 최초로 SC로 전환하는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며 "엔허투의 2030년 매출액은 20조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효성과 부작용 개선으로 매출액이 더욱 높아진다면 5% 이상의 로열티 수령이 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