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누적 수주 '1조달러' 달성...중동 바람 타고 59년 만에 '쾌거'

지난해 해외건설 연간 수주액이 정부가 목표치로 잡은 400억 달러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지난 1965년 첫 해외 수주 이후 59년 만에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65년 11월 현대건설의 첫 해외 수주(태국 타파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 이후 59년 만의 쾌거다.

3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따르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지난해 12월 수주를 더해 1조 달러(한화 약 1468조 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1조 달러 달성'을 지난해 성과로 꼽았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은 정부가 목표로 삼은 400억 달러 이상은 아니지만 지난 2015년 461억 달러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1∼11월 해외 수주액은 326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2월 수주액은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은 호황기인 지난 2010년 716억 달러에 이르렀으나 미중 무역분쟁과 중동 발주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점차 줄어들며 2019년 223억 달러까지 급감했다.

이후 다시 반등하며 지난 2021년 306억 달러, 2022년 310억 달러, 2023년 333억 달러 등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해외 실적을 견인한 효자는 중동이었다. 지난 2023년 해외수주액의 34%를 차지했던 중동 비중이 지난해 50%가량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4월에는 삼성E&A와 GS건설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60억8000만 달러 규모의 파딜리 가스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해외 수주 증가는 유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우리 기업의 투자개발형사업 수주도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작년에는 유가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돼 중동 국가들이 발주를 이어간 점이 긍정적 요소가 됐다"며 "이와 함께 우리 기업의 투자개발형사업 수주도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개발형 사업은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참여자가 부담하며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손익을 지분에 따라 분배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정부는 단순 도급 공사 위주의 해외건설 수주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개발형 수주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 중 투자개발형사업 비중은 지난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5.1%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0%대로 증가했다.


문용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yk_1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