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L TV 좋네요. 리뷰대로 업스케일은 좀 떨어지는 느낌(소스가 구릴수록)이지만 일반 4k 이상은 뭐 기똥차네요."
"한국에서나 듣보잡 중국 브랜드라고 생각하지만 CES 2024 메인 스폰서가 TCL이었습니다. 삼성·LG전자보다 더 중앙 좋은 자리에 부스 만들었더라고요. 돈 엄청 때려박나 봅니다."
"요즘은 삼성이고 엘지고 간에 LCD 라인업은 모두 TCL의 CSOT에서 받아 씁니다. 즉, 패널은 같은 거라 보면 되고, 차이나는 건 소프트웨어와 백라이트(정확히는 백라이트 내 LED 개수와 형상)입니다."
최근 중국산 TV, 좀 더 정확히 TCL TV에 관심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주로 국내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되지만 말도 안 되는 가격, 그리고 그 가격보다 말도 안 되는 대화면을 무기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산을 질 낮은 제품으로 깔봤지만 스마트폰과 로봇청소기 등 중국산 가전제품이 '가성비'로 인기를 끄는데다 국산 대비 반값에 불과해 TV도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나날이 옅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산 TV 중에서는 TCL이, 그리고 TCL 제품 중 특히 인기 있는 제품은 85인치(215cm)~98인치(248cm) 크기 대화면 모델이다. TV는 흔히 '거거익선(巨巨益善, 크면 클수록 좋다)'이라 부른다. 화면이 커질수록 몰입감과 입체감도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면이 커질수록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된다. 이제는 많이 저렴해졌지만 80인치 이상 대화면 제품은 여전히 쉽게 구매하기 어렵다.
TCL은 이 점을 파고들었다. 100인치에 가까운(98인치) 제품의 실 구매가격이 200만원대 중반에 불과하다. 같은 크기의 삼성·LG전자 제품이 400만원대이니 체감상 '반값TV'인 셈이다.
물론 여전히 국산 TV의 화질이 더 낫다는 반응이다. 특히 저해상도 영상을 고해상도로 개선해주는 업스케일링 처리에서 특히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의견이 다수다. 다만 과거의 중국산 TV처럼 지나치게 색감이 안 좋다거나 전원을 켰을 때 화면이 켜질 때까지 오래 걸리는 등의 단점은 찾아볼 수 없다.
TCL TV는 해외 제품이기에 국내 시청환경에서의 단점도 존재한다. 공중파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없다. 또 IPTV를 통한 공중파 방송의 경우에도 UHD 재전송이 안 돼 풀HD 해상도로만 시청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TV 시청자가 공중파 직접 수신을 하지 않고, OTT 등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면서 그와 같은 단점은 크게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AS도 적잖이 안심이 된다. 쿠팡은 2022년부터 TCL TV를 직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쿠팡안심케어에 가입하면 제조사가 보증하는 수리기간을 포함해 보증수리 기간을 3년 또는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만약 제품이 망가지더라도 AS가 가능한데다 의도치 않게 파손되더라도 절반 값이니 "새로 한 대 구입하면 된다"는 의식도 상당하다.
이런 TCL TV의 판매 상승세가 본격화된 것은 시장조사기관 옴디아가 2022년과 2023년 TV 출하량을 바탕으로 TCL이 2위라고 발표하면서부터다. 아직까지는 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이 낮아 매출로는 여전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TV 시장 1, 2위지만 출하량 기준으로는 TCL이 글로벌 2위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다. 화질도 상당히 개선된데다 가격까지 반값이니 대형 TV 시장에서 TCL의 상승세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