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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佛, 2025년 예산안 마련 실패...유럽 경제 '시한폭탄'

ECB 금리 인하에도 불구, 전문가들 "성장 정체·경쟁력 약화 우려"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5-01-03 07:19

어두 속에 휩싸인 베를린 스카이라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어두 속에 휩싸인 베를린 스카이라인. 사진=로이터

유로존 경제의 두 기둥인 독일과 프랑스가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2025년 예산안 마련에 실패하며 유럽 경제 전체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CNBC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성장 부진과 재정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유럽이 글로벌 경쟁력을 잃고 국제적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두 핵심 경제국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지속적인 쇠퇴를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과거 유럽 국가 부채 위기와는 양상이 다르다. 과거에는 그리스와 같은 소규모 경제국의 문제였지만, 지금은 유럽 경제의 핵심 동력인 독일과 프랑스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개혁이 지연될수록 낮은 성장률, 재정 불안정, 미·중 경쟁 속에서의 위상 약화라는 삼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2월 조기 총선을 앞두고 정국이 혼란스럽고, 프랑스는 내년 여름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두 나라 모두 현재 임시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2025년 예산안 통과 일정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독일은 '긴축 재정'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지출 부족으로 경기 침체와 투자 부족의 늪에 빠져 있다. 시어링은 "독일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긴축적인 재정 정책이다. 독일의 '부채 브레이크'는 재정 적자 규모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에 제약이 크다. 독일의 공공 부채 부담은 낮은 수준이지만, 현재의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보다 유연한 재정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의 긴축 정책 완화가 유럽 경제 회복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으며, 독일의 재정 지출 확대가 독일 경제는 물론 다른 유럽 국가들의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의 경우 독일과 달리 과도한 재정 지출로 심각한 재정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재정 적자가 GDP의 6.1%, 국가 부채가 GDP의 11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임명된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예산안 통과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야 간의 극심한 정치 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는 전임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겪었던 난관과 유사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준 금리를 3%로 인하했지만,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ECB는 2024년 유로존 경제 성장률을 0.7%, 2025년에는 1.1%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글로벌 무역 마찰 심화와 경제 주체들의 낮은 신뢰도가 예상보다 빠른 소비 및 투자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피엘 헌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캘럼 피커링은 CNBC 인터뷰에서 ECB가 2025년에 더욱 공격적인 금리 인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만으로는 유럽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시어링은 "유럽이 지속적인 쇠퇴의 길에서 벗어나려면 과감한 개혁이 필수적이다.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유럽 경제의 미래는 어둡다"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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