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큰지를 미리 내다보는 차원에서 기술, 에너지, 기후, 사회적 변화,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 2024년의 주요 트렌드를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크게 10가지로 정리했다.
◇ 탈세계화 시대 대비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 기업들은 '탈세계화' 시대에 대비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기존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기업들은 생산 및 운영을 현지화하거나 다각화하는 전략을 채택하는 데 앞다퉈 나섰다는 지적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다각화된 공급망과 대체 수익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제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한 정책을 강도 높게 시행했다.
◇ 당뇨·비만 치료제 사용 급증
2024년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에 기반한 당뇨·비만 치료제 사용이 급증한 해이기도 했다. GLP-1 제제는 덴마크 제약기업인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것으로 체중 감량과 당뇨 관리에 효과를 보여 '꿈의 비만약'으로 급성장했다. GLP-1 계열 치료제의 대표 주자인 위고비와 오젬픽의 광풍이 불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 AI의 인간 사회 침투
사람들은 지난 한 해 인공지능(AI) 모델을 조수, 쇼핑 도우미, 연인 등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챗GPT, 퍼플렉시티, 클로드 등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가 인간의 일상생활과 감정적 관계에 깊숙이 스며들었다는 분석이다.
◇ 정부 차원의 AI 도입
이에 그치지 않고 AI는 정부 차원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네바다 주정부가 AI를 이용해 교육 예산 할당, 실업 수당 지급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시작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도 군사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무기를 운용하는 등 위험도가 높은 의사결정 과정에 AI를 도입했다. 이 같은 추세는 AI가 더 이상 단순한 지원 도구가 아니라 정책 결정 및 운영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 소셜미디어의 폐해 인식
소셜미디어가 이제 담배와 같은 수준의 위험한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의 중독성과 정신 건강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결과다.
◇ 새로운 에너지원 찾기
기술 기업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에너지원 탐색이 본격화됐다. AI와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증가로 에너지 수요 역시 급증하면서 기술 기업들이 소형 원자로, 지열 에너지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 핵융합 기술의 상업화
핵융합 기술이 연구실에서 상업적 응용 단계로 넘어갔다. 핵융합 기술이 이론적인 단계를 넘어 상업적인 규모로 실현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 의료비 불평등
미국 최대 생명보험사의 대표가 대낮에 암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미국에서 벌어졌으나 미국인들은 오히려 이를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의료비 상승과 의료비 부담의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됐기 때문이다.
◇ 기후변화의 산업적 여파
2024년은 기후변화가 예산과 사업 모델을 뒤흔들었다는 분석이다. 기후변화의 재정적 피해가 심화되면서 보험, 항공, 농업 등 다양한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 구글과 양자 컴퓨팅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양자 컴퓨팅에서 매우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됐다. 구글의 양자 컴퓨터가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해결하는 데 수십억 년 걸릴 문제를, 즉 사실상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해결했기 때문이다. 특히 양자 컴퓨팅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오류 수정’ 문제를 구글이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