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중국의 부유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골든비자 프로그램과 매력적인 임대 수익률, 안정적인 경제 전망이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두바이의 주요 개발업체 다뉴브 프로퍼티스에서 근무하는 리판우(36)는 "중국은 두바이 개발업체들에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진 '블루오션' 시장"이라며 "우리 회사를 비롯한 업계가 중국 바이어 유치를 위해 영업팀을 두 배로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인 구매자들은 두바이 부동산 시장에서 8번째로 큰 구매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나이트 프랭크의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연구책임자 파이살 두라니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중국은 UAE의 주요 관광 자원이자 주택 구매자였다"며 "현재 바이-투-렛 투자자와 고액 자산가들이 두바이를 주요 거주지이자 비즈니스 기반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바이는 2024년 3분기 기준 1000만 달러 이상 주택 판매가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12개월간 두바이의 초고가 주택 매출은 런던과 뉴욕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프라임 주택가격은 3분기에만 0.5% 상승해 연간 상승률이 16.9%에 달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발맞춰 이달 초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 고급 부동산 전시회에는 에마르 프로퍼티스(Emaar Properties), 나킬 프로퍼티스(Nakheel Properties) 등 두바이의 주요 개발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중국 부유층을 공략했다.
두바이의 매력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 중 하나는 골든비자 프로그램이다. 2019년 도입된 이 제도는 200만 디르함(약 54만5000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장기 체류 비자를 제공한다. 2023년 두바이에서 발급된 골든비자는 15만8000 건으로, 2022년(7만9617건)과 2021년(4만7150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투자 수익률도 매력적이다.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두바이 전체 임대료는 전년 대비 18% 상승했으며, 단일 임대 아파트의 평균 수익률은 7.6%에 달한다.
중국 기업들의 두바이 진출도 활발하다. 두바이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회원사로 등록된 중국 기업은 5480개에 달하며,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의 對두바이 직접투자 누적액은 198억5000만 디르함을 기록했다.
메를린 부동산의 공동설립자 로히트 바차니는 "두바이에 중국 산업단지, 쇼핑몰, 차이나타운이 개발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투자 증가로 중국 투자자들의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뉴브 프로퍼티스의 리는 "중국의 부동산 침체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국인들이 해외 투자처를 찾고 있으며, 두바이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