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최근 AI 모델 가격을 대폭 인하하며 '가격 전쟁'에 불을 지폈다고 20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 18일, '시각적 이해' 기능을 갖춘 새로운 AI 모델의 가격을 기존보다 85% 낮춘 토큰 사용 1000회당 0.003위안(약 0.55원)으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업계 평균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자는 1위안(약 185원)으로 최대 284개의 고화질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다.
바이트댄스의 이러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중국 AI 시장의 경쟁 심화를 반영한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이고, 지푸 AI와 같은 스타트업들까지 AI 모델 가격을 낮추거나 일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AI 챗봇 '두바오(Doubao)'의 성공을 발판 삼아 AI 생태계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두바오는 지난달 월간 활성 사용자 수 6000만 명을 돌파하며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챗봇으로 자리매김했다.
바이트댄스는 두바오의 시각적 이해 능력과 저렴한 가격을 결합하여 교육, 전자상거래, 관광,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서비스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바이트댄스는 최근 AI 모델과 제품에 대한 업데이트도 발표했다. '두바오 프로(Doubao Pro)' 모델은 수학, 추론, 코딩 등에서 향상된 기능을 제공하며, '두바오 음악(Doubao Music)' 모델은 3분 길이의 음악을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탄 다이 바이트댄스 클라우드 사업부 사장은 "바이트댄스는 중국 AI 시장에서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술 혁명은 AI와 대규모 언어모델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바이트댄스는 이 분야에서 선두 주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AI 시장은 기술 혁신과 가격경쟁이 동시에 진행되는 역동적인 시장이다. 바이트댄스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고성능 AI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경쟁은 중국 AI 기술 발전을 가속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을 확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AI 기업들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한국 AI 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AI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의 가격 파괴는 곧 한국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AI 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AI는 미래 산업 경쟁력의 핵심인 만큼, 민관 협력을 통한 기술 개발과 인재 육성이 시급하다"며 "중국의 사례를 교훈 삼아 장기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기술 주도권 확보가 관건"이라며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