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노동자 권익 수호자로 불리는 로리 차베스-디레머 하원의원을 차기 노동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그가 취임하면 노조의 영향력 강화로 임금인상과 노동쟁의가 증가하고 기업들의 ESG 경영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은 현지 노조와의 상생 협력 체계 구축, 노사관계 리스크 관리 강화, 공급망 현지화 가속화 등 종합적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26일(현지 시각) 이번 인선이 미국 노동정책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미국 근로자를 위한 기회 창출, 임금 인상,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그녀와 협력하겠다"며 노동존중 정책을 강조했다. 이는 반노조 기조인 1기 행정부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행보다.
차베스-디레머 지명은 미국 산업 경쟁력 재건을 위한 트럼프의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팀스터스(전미트럭운전자노조) 가문 출신인 그는 노동자 권리 강화를 위한'프로액트(Pro Act)' 법안을 공동 발의한 공화당 의원이다.
정치적 함의는 더욱 주목된다. 공화당의 전통적 친기업 노선에서 과감하게 이탈해 노동계를 포용하는 이번 결정은 새로운 노동 정책의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팀스터스 노조의 숀 오브라이언 회장 지지 확보는 민주당의 전통적 친노동 기반이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톰 에머, 마이크 롤러 등 공화당 하원의원들도 이번 인선을 적극 지지하며 당내 분위기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산업계 격변도 예상된다. 프로액트가 현실화할 경우 프랜차이즈와 플랫폼 기업들은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는 맥도날드의 가맹점 직원이나 우버의 운전자들에 대한 본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으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하다. 국제 프랜차이즈 협회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차베스-디레머의 구체적 정책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통상질서도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노동자 보호를 앞세운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철강, 배터리 등 노조가 강한 산업 분야에서는 통상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현대차의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LG와 SK의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 등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차베스-디레머의 노동부 장관 지명은 이들 기업에 노사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UAW의 최근 4.5년간 25% 임금인상 관철과 맞물려 한국 기업들은 노사관계 전담팀 강화, 현지 노무 전문가 영입, 임금·복리후생 개선 등 선제적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바이아메리칸 정책과 IRA에 대응한 현지 공급망 재편과 지역사회 공헌도 확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