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붐 '시들'하자 니켈 가격 4년 만에 최저치...LG엔솔 등엔 호재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가격이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건설 경기 침체가 맞물린 결과다. 니켈 가격 하락은 전기차 가격 인하로 이어져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기여할 수 있어 전기차 산업에 긍정의 영향을 줄 수 있다.이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SK온 등 한국 배터리 업계는 물론, 전기차 업계에도 원가절감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각)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니켈 3개월 선물 가격은 1t당 1만5705달러로 2개월 사이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니켈 가격은 10월에만 10% 하락했으며, 1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가 니켈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테슬라, 폭스바겐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니켈 수요도 덩달아 줄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도 니켈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부정적으로, 그의 당선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니켈이나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을 늘리면서 니켈 수요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니켈은 스테인리스강 생산에도 사용되는데, 중국은 스테인리스강의 최대 소비국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스테인리스강 수요가 감소하면서 니켈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니켈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공급 과잉도 니켈 가격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광석 수출을 금지하고, 중국 자본을 유치해 니켈 제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니켈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니켈 가격이 바닥에 근접했지만, 수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당분간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니켈 가격은 단기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며 전기차 수요 회복과 중국 경제 상황 개선이 니켈 가격 반등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니켈 가격 하락에 배터리업체와 전기차 업체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니켈 가격 하락은 배터리 생산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와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높일 기회로 작용하지만, 니켈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 수익성 악화라는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니켈 가격 하락으로 배터리 생산 단가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기차 시장점유율 확대에도 긍정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니켈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니켈 가격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니켈 채굴·제련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