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영국 명품업체 버버리가 전면적인 쇄신안을 공개한 뒤 14일(현지시각) 거래에서 주가가 장중 사상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새로 임명된 조슈아 슐만 버버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전면적인 쇄신안을 공개하고 트렌치코트와 스카프 제조업체로서 영국 패션 브랜드의 뿌리를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7월 취임한 슐만은 체크 프린트의 트렌치코트로 유명한 버버리의 아우터웨어에 다시 집중해 전성기 시절의 패션 하우스로 되돌리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이날 ‘버버리 포워드(Burberry Forward)’라는 전략 개편안을 공개하고 주요 코트와 스카프에 중점을 두고 제품 선택에 있어 보다 절제된 접근 방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버버리 주가는 한때 22% 이상 폭등한 뒤 18.68% 상승으로 마감했다.
슐만 CEO는 성명에서 ”버버리가 지속 가능하고 수익성 있는 성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수정하고 사업을 안정화하기 위해 긴급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슐만은 버버리의 미래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후 첫 90일 동안 연간 4천만 파운드의 비용 절감 계획에 착수했고 마케팅과 제품 판매 및 미주 지역의 새로운 책임자를 고용했으며 매장과 온라인에서 아우터웨어 제품 인지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버버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브랜드를 고급화하고 고가의 가죽 핸드백 판매를 늘리려는 전 경영진의 노력이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버버리 주가는 올해 들어 13일 종가 기준으로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고 회사는 지난 9월 런던 증권거래소 상장사 중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FTSE 100 지수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슐만 CEO는 특히 가죽 제품에서 고급화를 추구하고 가격을 올린 버버리의 전략이 고객을 소외시키고 훨씬 더 좁은 범위의 소비자에게만 제품을 제공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적 실수는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명품에 대한 수요가 침체한 상황에서 회사를 더욱 곤경에 처하게 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버버리의 쇄신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말 실적 개편안이 성과를 내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RBC 캐피털 마켓의 피랄 다다니아 애널리스트는 ”회사의 개편 계획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도 ”전통과 아우터웨어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은 우리가 기다려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