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를 주는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석유·가스회사 '콘티넨털 리소스즈' 창립자인 해럴드 햄과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이끄는 에너지정책팀이 IRA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 미국의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측은 정권 인수팀에 보조금 폐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에서 줄곧 IRA를 비롯해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추진해온 청정에너지 정책을 비판해 왔다.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IRA를 전면 폐기하기보다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을 포함한 부분적인 시행 유보 조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가 지적했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는 미국에 진출한 현대차 그룹과 이차 전지 업체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와 기아는 아직 보조금 지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보조금을 받고 있지는 않다.
현행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현대차 그룹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을 건설해 왔고, 지난달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
IRA에 따라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에 셀은 1킬로와트시(㎾h)당 35달러, 모듈은 1㎾h당 10달러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을 준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한국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제조업체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전날보다 5.77% 내린 311.18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9989억 달러를 기록하며 1조 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미국의 다른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주가도 14.3% 급락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