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총동원하며 새로운 실크로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와 무기 수출,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서방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행보를 보인다고 11일(현지시각) 닛케이가 보도했다.
튀르키예 건설사들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철도, 공항, 도로, 주택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야피 메르케지의 우간다 철도 건설 프로젝트 수주다. 30억 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당초 중국 기업이 수주했으나, 자금 조달 문제로 무산된 후 튀르키예 기업이 차지했다.
야피 메르케지의 바사르 아리오글루 회장은 "아프리카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서방과 일본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경제적 진출과 함께 외교·문화 분야에서도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아프리카 주재 대사관 수를 4배로 늘렸으며, 에티오피아-소말릴란드 분쟁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등 외교적 영향력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레젭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은 이러한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더불어 터키항공의 아프리카 노선 확대, 아프리카 학생 유학 지원 프로그램 운영, 모스크 건설 지원 등 문화적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아프리카의 풍부한 에너지와 천연자원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석유·가스 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니제르와는 우라늄·금 채굴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군사 장비 판매 분야다. 튀르키예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드론 수출을 주도하며 이 분야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 리비아 내전에 드론과 군사 고문단을 파견했으며, 현재 20여 개 아프리카 국가에 무기와 군용 차량을 공급하고 있다.
튀르키예의 아프리카 진출 전략의 특징은 '균형 외교'다. 서방이나 중국, 러시아 등 특정 세력에 편중되지 않고, 아프리카 국가들과 상호 이익을 기반으로 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튀르키예의 아프리카 진출 가속화는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인프라, 에너지·자원,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튀르키예와의 협력을 통해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튀르키예 건설사들이 아프리카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는 한국 기업들의 시장 진출에 유용한 자산이 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튀르키예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아프리카 건설·인프라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에너지·자원 개발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크다. 튀르키예의 적극적인 자원 확보 전략과 한국의 기술력이 결합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협력 기회가 있다. 튀르키예는 이미 아프리카에서 드론을 비롯한 군사 장비 수출에서 강세를 보여, 한국 방산업체들은 튀르키예와 협력을 통해 아프리카 방산 시장 진출을 가속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는 중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튀르키예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