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계엄·탄핵 등 국내 정치 불안으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2년 1개월 만에 90선 밑까지 추락했다.
이는 지난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낮고, 하락 폭도 커진 것으로 내년 소비지출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100.7)보다 12.3포인트(p) 하락했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치(2003∼2023년)와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CCSI가 90을 밑돈 것은 2022년 11월(86.6)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당시에는 고금리와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2023년 7월 103.4까지 오른 CCSI는 등락을 거듭하다 올해 하반기 들어선 6월 100.9, 7월103.6, 8월 100.8, 9월 100, 10월 101.7, 11월 100.7 등 줄곧 100을 상회했다.
CCSI가 급락한 것은 이달 들어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하락폭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보다 컸다. CCSI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논의되던 2016년 10월 101.9에서 11월 중 95.8로 한 달 새 6.1p 내렸고, 2017년 1월 93.3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주택가격전망도 크게 내렸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03으로 전월 대비 6p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 3월엔 95로 기준선(100)을 하회했으나, 4월 101로 훌쩍 상승한 뒤 5월(101), 6월(108), 7월(115), 8월(118)을 거쳐 9월 119까지 오르면서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9월부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강화로 10월(116)과 11월(109)에 이어 이달까지 3개월째 하락세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소비자물가상승률 1%대 유지에도 환율 급등, 공공요금 인상 우려 등으로 전월대비 0.1%p 상승했다.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7월(2.9%) 2%대 진입에 성공한 이후 8월(2.9%), 9월(2.8%), 10월(2.8%), 11월(2.8%), 12월(2.9%)까지 6개월 연속 2%대를 나타냈다.
3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대비 0.1%p 올랐고,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한은은 지난 10월부터 3년과 5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을 공표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7월부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의 조사 대상 기간을 확대한 결과,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기존 단기(향후 1년) 결과와 수준 및 흐름에 있어 차별성을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일시적인 물가 충격으로부터 정상상태로의 회복력이 유의미하게 나타면서 통계지표로서의 유용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