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건설업계 불황이 계속되면서 올해 부도난 건설업체가 5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부도 업체 대부분이 자금력과 경쟁력이 약한 지방 건설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건설업 불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을 살펴본 결과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말소된 업체 제외)는 27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곳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연간 통계로 따져도 지난 2019년 49곳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다.
부도 건설사는 지난 2019년 49곳에서 2020년 24곳, 2021년 12곳, 2022년 14곳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건설업 불황이 본격화되면서 부도 업체는 2023년 21곳, 올해는 30곳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부도 업체를 보면 상대적으로 자금력과 경쟁력이 약한 지방 건설사부터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부도난 건설사는 서울(1곳), 경기(3곳)를 뺀 85%가 지방 소재 건설사다.
지역별로는 부산(6곳), 전남(4곳), 경남(3곳) 순으로 부도 업체가 많았다.
문제는 내년이다. 업계에서는 건설업 불황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1.4% 줄고 내년에는 2.1% 축소되며 감소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토목 부문의 경우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감소로 공공공사 수주가 줄고 민간 공사에도 반도체를 비롯한 설비투자 확대가 지연되는 점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건설사 부도는 내년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매출액이 늘어 들어온 돈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버티지 못하는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원도급 업체인 종합건설사가 받은 부도·폐업 충격은 하도급사인 전문건설업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관계자는 건설산업 정책진단 세미나에서 "건설업 폐업 신고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에 따른 협력 업체 보호 방안이 미흡한 상황"이라며 "협력업체는 건설자재, 장비업자, 노동자 등 서민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우선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성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ava01@g-enews.com